산란기 /김은숙 산란기(産卵期) - 김 은 숙- 건널 수 있을까 그대 남기고 간 흐느낌을 꼭꼭 밟으며 그 굽은 굴곡의 푸른 이끼 두 손바닥 쫙 펴서 쓰다듬으며 희뿌연 그리움의 등을 만져보기로 한다 산그늘 아래 혹은 젖은 밤의 경계에 불안하게 발을 딛고 무수한 비탈을 견디었던 것도 같은데 건너고 있는 걸까 달빛 환.. 감성/좋은글 2009.12.31
바다2 /채호기 바 다 2 - 채 호 기 - 바다에 와서야 바다가 나를 보고 있음을 알았다 하늘을 향해 열린 그 거대한 눈에 내 눈을 맞췄다 눈을 보면 그 속을 알 수 있다고 했는데 바다는 읽을 수 없는 푸른 책이었다 쉼없이 일렁이는 바다의 가슴에 엎드려 숨을 맞췄다 바다를 떠나고 나서야 눈이 바다를 향해 열린 창임을.. 감성/좋은글 2009.12.13
바다2 바 다 2 - 채 호 기 - 바다에 와서야 바다가 나를 보고 있음을 알았다 하늘을 향해 열린 그 거대한 눈에 내 눈을 맞췄다 눈을 보면 그 속을 알 수 있다고 했는데 바다는 읽을 수 없는 푸른 책이었다 쉼없이 일렁이는 바다의 가슴에 엎드려 숨을 맞췄다 바다를 떠나고 나서야 눈이 바다를 향해 열린 창임을.. 감성/좋은글 2009.12.13
늘, 혹은 때때로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 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 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감성/좋은글 2009.12.12
조그만 사랑 노래 /황동규 조그만 사랑 노래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 감성/좋은글 2009.12.11
바 다 2 /채호기 바 다 2 - 채 호 기 - 바다에 와서야 바다가 나를 보고 있음을 알았다 하늘을 향해 열린 그 거대한 눈에 내 눈을 맞췄다 눈을 보면 그 속을 알 수 있다고 했는데 바다는 읽을 수 없는 푸른 책이었다 쉼없이 일렁이는 바다의 가슴에 엎드려 숨을 맞췄다 바다를 떠나고 나서야 눈이 바다를 향해 열린 창임을.. 감성/좋은글 2009.12.11
나이들수록 아름다운 사람/ 황주리 나이들수록 아름다운 사람 그의 머리카락이 온통 하얗게 되어 가을바람에 서글피 흩날려도 좋다. 그의 이빨이 조금씩 흔들려서 틀니를 했어도 좋다. 그러나 ... 그의 걸음걸이는 꼿꼿하고, 그의 눈빛은 그 모진 세월에도 자존심으로 빛나며 따뜻한 온기를 지닐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젊은날의 그때와 .. 감성/좋은글 2009.12.11
<연어,7번국도> 이용한 누구가 때로는 원치 않았던 삶을 거슬러 오른다 원치 않았던 눈물과 풍랑과 길떠남과 거듭 미안했어요 라는 후회 이제나는 그것을 납득하고자 고개를 끄덕인다 본래 풍경과 세월은 한 몸이며 추억과 근심도 한 뿌리다 떠남과 돌아옴의 윤회 속을 떠도는 일도 필경은 그리움과 기다림의 몸바꿈에 다름.. 감성/좋은글 2009.10.05
[스크랩] 자운영꽃을 아십니까.. 자운영꽃을 아십니까 -이 경- 배가 고팠다 해동은 넘겼으나 그 봄엔 씨감자 한톨에도 회가 동했다 헛것을 보듯 빈 논에 어른거리던 보랏빛 구름 보리가 나기까지 대칼 부엌칼 닥치는 대로 들고 나섰다 나물죽 쑤어 헛배 채워도 해는 길어 마른 논바닥에 버짐같이 번져 나던 자오록한 희망을 아십니까 .. 감성/좋은글 2009.09.10
[스크랩] 자운영을 그리워하며 자운영을 그리워하며 언제부터 여기에 왔을까 어쩌면 원래 주인이었는지도 모를 그래도 욕심내지 않고 볏나락이 모판에 자리할 때 기꺼이 떠날 줄도 아는 풀이며 꽃이며 먹거리이기도 하는 사람들 욕심이 채워지고 빈 터로 남았을 때 돌아오는 것도 잊지 않는 자운영을 그리워하다가 나는 이 세상 어.. 감성/좋은글 2009.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