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좋은글

[스크랩] 자운영을 그리워하며

인서비1 2009. 9. 10. 06:49

자운영을 그리워하며

 

언제부터 여기에 왔을까

어쩌면 원래 주인이었는지도 모를

그래도 욕심내지 않고

볏나락이 모판에 자리할 때

기꺼이 떠날 줄도 아는

풀이며 꽃이며 먹거리이기도 하는

사람들 욕심이 채워지고

빈 터로 남았을 때

돌아오는 것도 잊지 않는

자운영을 그리워하다가

나는 이 세상 어느 빈틈을 채울 수 있을까

어느 가난한 땅에서 잠시나마 꽃이 될 수 있을까

되묻다가 그만

방방한 물논으로 미끄러진다.

허허 참.

출처 : 내일나무
글쓴이 : 김성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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