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풀리는 세상 / 서영숙 잘 풀리는 세상 서 영 숙 술술 잘 풀리는 실타래가 있다 술술 잘 풀리는 수수께끼도 있다 술술 잘 풀리는 시험지? 술 술 술 슬퍼서 한 잔, 좋아서 한 잔 억울해서 한 잔 푸념 안주 한 접시, 하루의 짐 한 냄비 주거니 받거니 엉키고 섞이고 물구나무서고 그래, 잘 익어 실눈 게슴츠레 발효되면 슬픈 별도 .. 감성/좋은글 2010.01.04
peace & power(인디언들의 슬픈 영혼의 노래) / Joanne Shenandoah <출처: 4050푸른산산악회 http://cafe.daum.net/4050blmt/J3yW/4153> Peace & Power - Joanne Shenandoah ************** 북미 인디언 이로쿼이족 출신인 Joanne Shenandoah(죠앤 쉐난도)는 출신부족의 레파토리와 자신이 직접 만든 노래로 북아메리카 인디언의 "엔야"로 불리고,목소리 하나로 천의 소리를 내는 평론가들의 극찬을 .. 감성/좋은글 2010.01.04
향기론 염장(鹽葬) /정건오 향기론 염장(鹽葬) 정건오 스스로 부끄러이 속살을 디밀던 욕조에 나보다 더 뽀얘서 부끄러울 노란 속살들을 드러내고 햇살의 추억을 전생으로 돌리며 이틀째 鹽葬중이다 숨 거두면 그녀는 때를 벗겨내 더 예뻐진 나신들 저들을 모아 옹관에 수장할 것이다 그보다 앞서 죽어서도 향기로운 것들 이를.. 감성/좋은글 2010.01.03
마흔을 기다리며 / 이민정 마흔을 기다리며 이민정 하루 세 끼 밥을 먹기 위해 빽빽한 글자로 메워진 문제집과 참고서들을 끼고 한 통에 팔백원짜리 싸구려 백묵가루를 날리며 폐병쟁이처럼 기침을 해댄다. 오늘은 결석이 2명, 신규등록은 없다. 늘 같은 밥상이라고 갈아엎고픈 마음 세 끼 밥 먹는 사람이면 누구나 하는 생각에 .. 감성/좋은글 2010.01.03
그리운 이름은 눈물로 써도 소금기가 없다 / 이민정 그리운 이름은 눈물로 써도 소금기가 없다 이민정 아침 밥상에 떠억 하니 올라앉은 누르스름한 갈치 한 조각 살을 발라내 내 밥 위에 얹으면서 마주 앉아 먹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지 너와 너를 닮은 나와 너와 나의 아이가 졸린 눈을 비비면서 억지로 잠에서 깨어나는 하루에 꼭 한 번씩 마주하는 밥상 .. 감성/좋은글 2010.01.03
외로운 고사목이어도 / 강봉환 외로운 고사목이어도 松花 강 봉환 보호수로 이름 지어 지기보다는 잡목이라도 난 이름 모를 산속에 있고 싶소 아무도 돌보지 않아도, 山人들이 함부로 등 뒤를 들이대며 부딪고 괴롭혀도 난 그런 곳에 홀로 있고 싶소 깊은 가을이 되어, 단풍 든 나무들 사이 홀로 푸르름을 자랑할 수만 있다면, 때론 .. 감성/좋은글 2010.01.03
똬리를 틀다 / 강봉환 똬리를 틀다 松花 강 봉환 고즈넉하기만 한 산사[山寺] 바람도 잠시 쉬어 가고픈 대웅전 앞뜰 노송[老松] 밑 지금은 하찮은 미물[微物]마저도 졸음이 오는 한적한 오후 스님 홀로 읊는 염불소리마저 졸리 운 듯 늘어져 있는데 능구렁이, 똬리 틀어 오전나절 부터 시작돼 통째로 왕 두꺼비 조여 가더니 .. 감성/좋은글 2010.01.03
명품 족이 뭔데 / 강봉환 명품 족이 뭔데 松花 강 봉환 누가 뭐라 하던 없어도 무늬만 갖추면 된다고 멋 부려 겉보기는 번지르르한데 속은 속빈강정 내 보기엔 옹색하기만 한데 구찌다 조르당이다 뭔 개뼈다귀 소리여 제 몸에다 감아야만 하다니 얼추 제 잘난 맛에 산다지만 하는 꼴새들 보니 예전에 아는 새마을 본부 모 간부 .. 감성/좋은글 2010.01.03
턱 낮은 뒷문 하나 있으면 좋겠다//유승희 턱 낮은 뒷문 하나 있으면 좋겠다//유승희 칠흑 같은 어둠이 까맣게 내려앉는 꺼멍 밤 동글동글 달빛 차르르 쏟아지면 그 옛날 꼬맹일 적 엄마가 가꾸신 예쁜 꽃동산 채송화, 백일홍, 맨드라미, 봉선화, 한련화 졸망졸망 고것들 납작 엎드려 소록소록 잠든 위로 달빛 차란차란 춤추는 평화로운 모습 볼 .. 감성/좋은글 2010.01.02
이 가을에 당신을 만났으면 좋겠어요//유승희 이 가을에 당신을 만났으면 좋겠어요//유승희 이 가을에 당신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수줍은 마음 부끄럼으로 얼굴 발그레 한걸음, 한걸음 앞서거니, 뒤서거니 살핏 볼을 스치는 갈바람에 달뜬 마음 팔랑대며 코스모스 한들한들거리는 가을 들길을 걷고 싶거든요 이 가을에 당신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 감성/좋은글 2010.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