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좋은글

세한도 / 김학산

인서비1 2010. 1. 4. 12:06

세한도

 

                                                김학산



허옇게 불타오르는 망각의 소금밭

짙푸른 하늘 창고에서 쏟아지는

고생대의 투명한 뼈 가루들
 
삶이 필시 꿈이라면

펄펄 끓는 피를 풍화하자

저 환장할 수묵화 한 장

우리 모두 봉두난발의 꿈을 깨기 전

지나 온 길들은 모두 지워

우둔한 짐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하리니

너무 일찍 생을 알아버린 사내여

네 족적 어딘가에 푸른 오아시스 있거든

오늘 밤 사과 속살 같은 여인을 품어

태양빛 애를 낳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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