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요리

우거지 된장찌개

인서비1 2009. 1. 9. 21:55




내일 모레가...친정어머니의 생신입니다...눈물없이는 보낼 수 없는...
어머니 생신 당일은 평일이라서, 아무래도 다들 직장들때문에 모이는 것이 여의치않아서,
오늘 낮 1시, 이대 후문 뒤의 한 부페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매해 어머니 생신때 그냥 삐쭉 내미는 현금봉투가 계면쩍어서, 올해는 몇자 편지를 적었는데,
몇 줄 쓰지도 못하고 어찌나 눈물이 쏟아지는지...

가족들이 모두 모였을 때...그런 제 심사를 드러내기 싫어서, 꾸역꾸역 정말 많이 먹었습니다.
울 딸 잘 쓰는 표현으로 '배가 찢어져라..' ㅋㅋ..
특히 저희가 갔던 그 집, 메인이나 샐러드도 그렇지만 디저트가 아주 좋더만요..디저트를 얼마나 먹었는지...
암튼, 1시에 시작한 점심이 3시쯤 끝났는데..그때까지 계속 먹었어요.

점심 후 오빠네 집에 가서 생일케이크와 커피까지 먹고 돌아와서, 저녁밥이 한술도 들어갈 것 같지 않아서,
제 밥은 아예 하지도 않았습니다.
낮에 그렇게 먹어준 날은 다음날 점심까지 거의 안먹거든요.

제 배 부르다고 저녁을 안할 수도 없는 일..어제 밤에 삶아서 물에 담가두었던 우거지를 지졌습니다.
삶은 우거지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된장과 참기름을 넣어 조물조물 해서 20분 정도 간이 배도록 두었다가,
위에 뒤포리 일곱마리 얹은 후 맹물 붓고 끓였습니다. 파 마늘도 넣어주고요.

밥은 단 한술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을 만큼...저녁밥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우거지 찌개 간이 어떤가하고 한조각 먹어보니...왜 이렇게 맛있는지...ㅠㅠ...
낮에 먹은 스테이크니 새우니 하는 것보다 천배쯤 맛있는 거 같아요.
결국, 밥을 공기에 아주 조금 퍼, 우거지를 밥에 척척 얹어서 먹었습니다. 배부른데..배부른데 하고 노래를 부르며.
아..그랬는데...은근히 부대끼던 속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공감이 가시나요??

정말 갈수록 토종입맛이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누군가 스테이크를 아무리 맛있게 먹고 집에 들어가도,
꼭 있는 나물에 고추장을 넣어 쓱쓱 비벼서 한술이라도 먹어야 속이 편안하다고 하더니...
제가 딱 그짝입니다. 배가 너무 부르지만, 우거지찌개를 먹어주니까..비로소 소화가 되기 시작하는 느낌?!
요즘 들어서...그 증세가 더 심해졌습니다.
최근들어..희망수첩을 거르는 날이 부쩍 많아진 이유는..제 감기 때문이 아니라..
맨날 이렇게 먹기 때문에...사진을 찍을 만한 것도 없고, 레시피를 소개할만한 것도 없기 때문이랍니다..^^;;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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