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요리

병어조림

인서비1 2009. 1. 9. 20:41




오늘 대명항에서 사온 마지막 병어를 조렸습니다.
전..튀김가루 묻혀서 팬프라이한 것이 병어의 담백함과 부드러움을 살려줘서 좋던데,
요즘 음식에 관한 한 절반 쯤은 미운 짓을 하는 kimys가 조림만 못하다 하여,
조림을 했습니다.

병어조림을 하면서 든 생각~~

저는 삼남매의 고명딸입니다. 위로는 오빠가 하나, 아래로 남동생이 하나입니다.
오빠는 저랑 나이가 18개월 차이입니다.
18개월때라면 아직도 아기인데, 그 아기가 갓 태어난 동생(바로 접니다)를 보고는,
조심스러워서 제대로 만지지도 못하면서, "아가? 아가야?"했답니다. 우리 오빠가...
전 이 이야기만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오빠에게 많이 미안하구요.

아무튼, 그렇게 연년생으로 자라서, 학년도 1학년밖에 차이가 나지않아, 오빠와 저랑은 공통된 추억이 아주 많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병어 얘기를 하게 됐습니다.
제 기억 속의 병어는 kimys가 좋아하는 조림이 아니라 뼈째로 친 회입니다.
자잘한 병어를 난도질한 병어회가 생각나고, 병어회는 지금껏  제가 가장 좋아하는 회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빠 기억 속의 병어는 비린내가 강한 매운탕이라는 것입니다.
제 기억을 아무리 헤집어 봐도, 엄마가 병어로 비린내 나는 매운탕을 끓여준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같은 시대에, 같은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을 먹고 자란 남매의 기억도 이렇게 다릅니다.
오빠에게 "아냐, 엄마가 병어로 매운탕을 끓여준 적 없어!" 이렇게 우기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오빠의 기억도 맞고, 제 기억도 맞을 것입니다.
서로 부분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일겁니다. 이런 부분이 합쳐져서..온전한 기억이 되는 거겠죠.
세상살이의 이치가 다 이런 건 아닌지...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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