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본

프랑스 바게트의 위기…"10배 뛴 전기요금에 빵가게 폐업"

인서비1 2023. 1. 9. 12:29

프랑스 빵 장인들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기료에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

AFP통신은 3일(현지시각) 급등한 전기료로 프랑스 바게트 제빵사들이 폐업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보도했다. 바게트는 프랑스에서 단돈 1유로(약 1300원)로 즐길 수 있는 국민 빵이다.

프랑스 동부 부르갈트로프에서 5년간 빵집을 운영한 제빵사 줄리앙 베르나르-레냐르는 지난해 12월 가게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베르나르-레냐르는 작년 9월 초부터 전기료가 월 400유로(약 54만원)에서 1500유로(약 210만원)로 3.5배 급등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기료 때문에 영업을 이어갈 수 없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친분을 쌓은 다른 제빵사들도 매일 폐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주변에 전기료가 10~12배 뛴 가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폐업으로 어르신 손님들을 그냥 돌려보내야 한다는 게 가슴이 아프다"며 "노인들은 운전면허가 없어서 매일 걸어서 가게에 온다. 우리 가게에 오는 시간은 노인들이 하루 중 유일하게 햇볕을 쬐는 순간"이라고 했다.

빵집이 전기료 폭탄의 직격탄을 맞은 이유는 프랑스가 자영업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따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소비자용 전기료 인상폭을 지난해 4%, 올해 15%로 제한했다. 그러나 자영업자와 기업용 전기료에는 인상폭 제한을 두지 않았다.

제빵 업계의 불만이 커지자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는 3일 "현금 흐름에 문제가 있는 제빵사들은 세금 납부를 연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도 "국가 지원 등 정부의 기존 계획이 시행되면 자영업자와 기업의 전기료가 약 40% 줄어들 것"이라며 "제빵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유네스코는 최근 모로코 라바트에서 제17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회의를 열고, 프랑스의 '국민 빵'이자 프랑스 음식문화의 대표작인 바게트를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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