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society

"대학 무상교육은 가장 효과적인 투자"

인서비1 2012. 6. 12. 15:21

"학생을 괴물로 만드는 곳, 대학이 사채업자인가요?" 

[토론회] "대학 무상교육은 가장 효과적인 투자"
기사입력 2011-06-07 오후 6:30:38

'반값 등록금 실시'를 핵심으로 하는 대학 등록금 문제가 정치권을 뒤흔드는 가운데, 아예 등록금 폐지를 요구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128호에서 열린 '반값을 넘어 등록금 폐지, 가능한가?'라는 이름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대학 교육이 사실상 공교육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강성종 뉴욕 바이오다인(Biodyne)연구소 소장과 우석훈 2.1연구소 소장, 이해영 한신대 교수, 이종걸 민주당 의원,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김여진 영화배우, 정준영 연세대 총학생회장, 토마스 슈뢰더 독일대사관 1등 참사관, 신필균 사회투자지원재단 이사장이 참석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달 말 등록금 폐지 주장을 해, 손학규 대표 등과 차별화에 나섰다.

"대학=일반교육"

토론회 참석자들은 지금의 비싼 등록금이 빈부 격차를 심화시킨다며, 등록금을 완전 무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촛불집회를 열고 있는 학생들의 요구 수준을 넘어서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이해영 교수는 "실질구매력지수(PPP)로 환산한 2007~2008년 기준 대학등록금이 공립대는 4717달러, 사립대는 8519달러에 달한다"며 "미국의 사립대학을 제외하면 한국의 등록금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달리 유럽의 상당수 국가는 등록금 수준이 매우 낮거나 없다.

독일의 튀빙겐 대학에서 유학한 강 소장은 "독일의 경우 콘스탄스 대학 설립을 계기로 대학이 우후죽순 생겨났다"며 "이는 대학이 특권층 교육에서 일반 교육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고, 전 독일 국민이 전부 전문지식인이 되는 혁명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등록금 전폐는 확실하고 회수기간이 가장 짧은 투자"라고 강조하며 "등록금 전폐는 한국의 지적재산권을 극대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슈뢰더 참사관은 "독일의 16개주 중 12개주는 등록금이 아예 없고, 4개주는 소액의 등록금을 부과한다"며 "한국과 달리 대학 입학생의 20% 정도는 학생 지원시스템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원하는 학생은 언제고 국가의 지원을 받으며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대학 구조개혁도 필수

그런데 대학 등록금 무상화는 필연적으로 대학 구조조정은 물론 학벌 체계까지 뒤흔드는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고교 졸업생의 80%가 대학에 진학하는 게 현실이고, 대학의 대부분이 사립대라 정부의 무상등록금 체계가 쉽게 자리 잡기 어려운 구조적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달리 독일 등 대부분 국가의 대학 진학률은 매우 낮다. 대학에 가지 않더라도 사회에 진입하는데 부담이 없기 때문에 굳이 대학에 진학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률이 낮아지면 그만큼 무상 등록금을 사회가 채택하는데 따르는 부담도 줄어든다.

보수 진영에서 무상 등록금 정책 채택에는 필연적으로 대학 구조조정이 따른다고 지적하는 배경이다. 대학의 대부분이 사립대인 나라에서 실현 가능하겠느냐는 얘기다. 이와 관련, 이 교수에 따르면 한국은 등록대학의 78%가 사립대학으로, 세계에서 가장 사립대 비중이 높은 나라다. 반면 장학금 비율은 스위스, 멕시코, 폴란드, 프랑스 등 무상 등록금 수준의 국가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국가다.

한국이 취할 대안으로 우 소장은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대학 운영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 서울에 집중된 많은 대학을 지방으로 이전시키고 그 자리를 생태화하는 방향의 계획이 필요하다"며 "대학과 국가 간 관계에 대한 재설정, 즉 '대학 뉴딜'이 지금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우 소장은 구체적 방향으로 '100만 원 이하의 상징적인 등록금을 받는 국립 대학 네트워크 구축→사립대로의 네트워크 개방'이라는 이원화 운영을 제안했다.

"정치인·대학 반성해야"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인물은 영화배우 김여진 씨였다.

김 씨는 "반값 등록금 얘기가 나온지 5년이 지났는데 왜 지금 와서는 겨우 단계적으로 등록금을 내리자는 말을 하느냐"며 "국회의원들이 국민이 낸 세금으로 월급 받은 것 아니냐"고 따졌다.

또 "대학은 교육재단인지 기업인지, 기업 중에서도 사채업자인지 묻고 싶다"며 "홍익대에서 어머니들과 투쟁할 당시 학생들이 '어머니들 월급을 더 드리려면 우리가 등록금을 더 내야 한다'고 얘기하더라"며 "대학이 학생을 괴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준영 학생회장은 "등록금 문제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이들은 대학생"이라며 "대학생들은 당장 반값 등록금이라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단계적 등록금) 얘기가 나온다"며 "등록금 문제를 포함해서 고등교육 비용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로 논의가 확장돼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 배우 김여진 씨. ⓒ프레시안(김봉규)
/이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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