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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들, 고학년 될수록 "책 읽기 싫어져요"

인서비1 2011. 5. 15. 08:49

초등생들, 고학년 될수록 "책 읽기 싫어져요"

연합뉴스 | 황철환 | 입력 2011.05.15 05:36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책 읽기를 오히려 싫어하게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시골 읍면지역보다는 대도시나 중소도시에서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경인교대 정혜승 교수와 광주교대 서수현 교수가 2007년 7월 전국 초등생 2만7천458명을 대상으로 읽기태도 검사를 실시해 최근 한국어교육학회 학술지인 '국어교육' 134호에 실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생의 읽기태도 점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71.9점으로 평가됐다.

문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읽기태도가 나빠지는 현상이다.

읽기태도 검사의 학년별 평균 점수는 1, 2학년 때 각각 76.4점과 77.0점이다가 3학년부터 74.9점, 73.1점(4학년), 69.1점(5학년), 66.5점(6학년) 등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6학년 학생들의 읽기태도 점수가 1학년보다 오히려 9.9점이나 낮게 나타난 것이다.

평가 영역별로는 독서를 얼마나 즐기는지를 살피는 '정서' 영역의 하락폭이 3.8점으로 가장 컸으며, 독서의 중요성에 대한 '인지' 영역과 실제 독서를 얼마나 하는지를 따지는 '행동' 영역의 하락폭은 각각 2.4점, 3.7점으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고학년이 될수록 즐거움을 위한 여가적 독서보다 학업과 관련된 교과독서가 늘어나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도 "최근 사교육 과열에 따른 초등생의 여가시간 부족 현상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시골 읍면지역보다는 대도시나 중소도시에서 심해, 저학년 때는 대도시나 중소도시 학생의 읽기태도가 읍면지역보다 좋다가 고학년이 되면 거의 비슷해지는 결과를 보였다.

대도시 학생의 경우 1학년 때는 읽기태도 점수가 평균 79.3점으로 중소도시(75.8점)나 읍면지역 동급생(68.9점)보다 각각 3.5점, 10.4점씩 높았다.

하지만 대도시 6학년생의 읽기태도 점수는 평균 67.1점으로 중소도시(66.4점)나 읍면지역 학생(65.1점)과 불과 0.7∼2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대도시 초등생의 읽기태도 점수가 6년새 12.2점이나 떨어진 반면, 읍면지역 학생의 읽기태도 점수는 3.8점 떨어지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도시 지역 학부모가 자녀의 학업에 기울이는 관심이 읍면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고학년이 될수록 성적에 대한 압박도 커지는 것도 한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성별에 따른 읽기태도 점수는 여학생(75.0점)이 남학생(69.1점)보다 5.9점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