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EIDF 다튜, 라틴을 열다-왕관을 써라 / La Corona
· 감독 아만다 미첼리, 이사벨 베가
· 제작국가 미국
· 제작년도 2007 · 러닝타임 48min
· 원작언어 스페인어
여자 수감소에서 그들만의 축제, 그들만의 리그가 펴쳐진다. 라틴의 화려하고 저돌적이며 적극적인 그들의 미인대회 준비과정과 그후에 찾아오는 상실감 까지 덤덤하게 카메라는 담아낸다.
콜롬비아 국립여자 교도소는 생각외로 자유롭고 활기차 보인다.
물론 대회 기간의 한정된 모습일수도 있지만. 미인대회 기간에 그들은 들뜨고 즐겁고 일상에 탈출구로 삼고 즐긴다.
후보들이 한명 한명 소개되며 죄명과 남은 형량등이 나오는데 살인, 게릴라 단체, 무장강도 등등,, 다양하다.
담담하게 돈을 받고 청부 살인을 했다고 밝히는 25세 후보와
서로에게 욕을 하며 자신만이 숙녀이고 나머지는 최악의 저질, 레즈비언이 라며 욕지거리를 하는 모습들이 참 경이롭다.
그 와중에도 긴 형량과 반복되는 수감생활에서 미인선발대회에서 삶의 목적과 이유를 찾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스스로의 자존성을 찾고 장기자랑이든 무언가에 열중하고 연습하고... 타인으로 부터 '아름답다' 라는 찬사를 받으며 주목받으며 여자로서의 자부심을 한껏 느끼는 모습들...
후보 한명 한명 인터뷰을 보고 있으며 이렇게 기구한 운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제한된 자원으로 행사를 치루고 드레스 쟁탈전이 벌어지고 맘에들지 않는 드레스 투성이라고...이에 지원자들은 교도소 담당자에게 불만을 표하고.. 이에 담당자는 '이세상 무엇을 가져다 주어도 만족하지 못할 사람들'이라고 결론을 낸다.
싫지만 견디어내는 것들. 뽀족하고 높은 구두.
동을 대표해서 나온 지원자들에게 보내는 사람들의 지지는 가히 경배에 가까운 모습이다.
지원자 이름과 출신동을 외치며 지원자와의 동일시를 느끼는 모습들...
마지막 순서로 심사위원들이 준비한 뻔하고 어려운 질문들...
상식적이고 평범한 대답도 나오고..
'당신의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나?' 라는 질문에 인간의 존엄성이라 말한 지원자는 감정에 북받치고.....
평소에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아서인지, 긴장해서 인지.. 질문을 받고 인사를 하고는 답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잠깐이라도 생각하고 깔끔하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말한 사람은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고... 그렇게 심사는 끝났다.
우승자가 발표되고..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고.. 준비한 모든 기간이 길었던 만큼 슬픔도 크게 다가온다.
그들은 그들만의 방법으로 슬픔을 삭인다. 울고, 담담하게 웃고, 심사위원으로 폄하하고..
교도소 소장인듯한 여자의 위로가 눈에 띄는게 진심으로 위로해주고.. 다른 마음 먹을까봐 걱정해주고.. '당신이 가장 이쁘다' 얘기해주고... 대회에 나가기 희망하는 참가자의 부모 반대에 적극적으로 맞서 참가 허락도 받아내는 모습들과, 자신이 힘이 있으면 이런 행사는 하지도 않을거라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역시 공무원. 이란 생각이 들었다.
대회가 끝나고 우승자에게는 가석방의 기회가 주어졌다.
그런 가석방자를 부러워하는 사람들과, 일상으로 돌아가 모든 것에 지친 사람들...
그나마 대회기간 동안에는 이런저런 것들을 준비하며 일상을 잊을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우승자 엔젤라의 석방일...
애인(?)의 정성어린 마지막 화장을 받고 짐을 챙기는 모습이 쓸쓸해 보인다.
정서의 차이인가 그렇게 같은 동임을 외치던 사람들도 소 닭보듯 인사를 하고.. 애인만이 쓸쓸히 배웅한다.
애인과의 아쉬운 작별의 키스.
육중한 철문이 열리고 그녀가 나간다.
인적도 없는 어둠이 내린 도로에 그녀 홀로 쓸쓸히 걸어가는 모습에 가슴이 짜아 했는데 잠시 후 떠오른 자막에...
'석방 일년이 안 되어 엔젤라는 보고타 거리에서 살해된 채로 발견되었다.' ...
쇠창살의 미녀는 그렇게 사라졌다.
Posted by 관찰자 감상문 | 2008/10/1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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