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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08] 함디와 마리아, 리우페이의 여름, 피터와 벤

인서비1 2009. 1. 12. 11:17
 저는 단편물을 꽤 좋아하는 편인데, 최소한의 시간에 최대치를 뽑아내는 방식에서 창작자의 내공을 엿볼 수 있고, 정보가 많지 않으니 상상을 펼칠 기회도 넓다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오늘의 감상은 다양한 국가의 일면을 살짝 들여다볼 수 있는 3편의 단편 다큐입니다.

보면서 순간 흠찟했던 장면;

 '함디와 마리아(Hamdi and Maria)'는 이스라엘 군인의 폭격으로 부상당한 팔레스타인 소녀 마리아와 그의 아버지 함디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감독은 이들의 삶에 직접 개입하지 않으면서 이들의 미묘한 심리변화를 그대로 담아냅니다. 다큐 자체의 분위기는 무겁지 않아 이들이 잘풀리는 것처럼 착각하기 쉽지만, 초반과 후반에 등장하는 자막의 압박이 이 들의 어려운 현실을 직접적으로 상기시키는 역할을 하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학교에 있기위해선 리우페이는 얼마나 더 많은 슬픔을 겪어야 하는것인지.

 '리우페이의 여름(Liu Fei’s Summer Holidays)'은 중국 산악지방의 가난한 소녀 리우페이의 여름방학이 소재입니다. 따뜻한 나레이션과 음악 그리고 인터뷰없이 대화로만 이루어진 방식은 전형적인 한국 휴먼다큐의 방식이라 큰 감흥은 없었으나, 리우페이의 뒤틀린 집안과 막막한 삶은 그 자체로도 상당한 무게감을 부여합니다.
 이건 사족이지만 원제는 중국어나 영문이나 '리우페이의 여름방학'인데 왜 '방학'이란 말을 뺐는지 의문. 이 다큐에선 방학이란 의미가 나름대로 중요한데 말이지요;

한번 누군가의 온기를 알아버리면 다시 돌이키기는 어려운 법.

 '피터와 벤(Peter and Ben)'은 혼자 살기를 선택한 양치기 아저씨 피터와 무리에서 떨어진 포동포동한 양 벤이 등장하는 다큐입니다. 외로운 한사람과 한마리가 만나서 서로 친숙해지고 서로를 떠나보내지만 다시 만나게되는 과정을 고작 10분에 다 담아냈습니다. 직접적으로 감정을 토로하는 씬은 없는고로 감독은 독특한 촬영을 통해 이들의 심리를 표현하려고 하는게 특이했습니다.
Posted by priny_a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