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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EIDF 벽안의 아이들(러시아)

인서비1 2009. 1. 12. 11:18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EBS 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이번에 본 작품은 딸랑 2개였지만, 둘다 너무 좋았다.
하나는 청각장애인 노부부의 이야기 '히어앤나우'였고, 또다른 하나는 러시아 소년범들에 관한 이야기 '벽안의 아이들'이었다.


벽안의 아이들은 보면서 참으로 가슴이 아팠다.
거기 나온 아이들의 대부분이 12살 남짓한 어린아이들이었는데, 그들이 저지른 범죄 또한 대부분이 절도같은 경범죄였다(물론 살인을 저지른 아이들도 간혹 있지만 말이다).
그런 경범죄로 이 아이들이 받은 형이 2년에서 2년반.
엄마가 보고싶어 매일 울기만 하는 아이도 있고, 어릴때 갑자기 사라진 아버지 얘기를 하면서 눈물 흘리는 아이도 있는가 하면, 정신병원에서 먹은 약때문에 얼굴이 찐빵같이 되었다며 우울해 하는 아이도 있다.
이들 아이들은 부모님들이 찾아와 주길 바라지만, 가난한 가정 형편때문에 아이를 방문하지도 못하는 가정이 태반이다.
어떤 아이는 엄마까지 길 건너 감옥에 가 있으니 말다했지.
그나마 '벽안의 아이들'에 나오는 시설은 굉장히 좋은 편이라고 한다.
공부도 시켜주고 일도 시켜주고.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고 감시도 엄격해서 큰 아이들이 작은 아이들에게 당하고 살진 않는 모양이더라.


러시아도 빈부격차가 심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기회는 적으며, 형벌은 과하다.
말해 봐야 입이 아픈 악순환의 연속이란 말을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다시한번 깨닫는다.
빈민가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제대로 교육받을 기회도 없을 뿐더러, 적절한 주변환경 따위도 기대하기 어렵다. 태어나서 보던 것들이 가난에 찌든 부모의 얼굴과 굶주림이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도둑질을 일삼는 형 누나라면....
이 아이들의 미래가 과연 밝을까?


아이 한 두명에게 인생을 걸고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만 먹이고 입히는 요즘 같이 풍요로운 세상에, 커진 발에 맞는 신발을 못사줘서 자살하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점심 한끼를 해결하지 못해 굶는 아이들도 셀수없을 정도로 많다.
그런 아이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상상을 초월하지 않을까 싶다.


도대체 가난에 대한 대안이란 있는건지 가슴이 답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