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요리

멸치볶음

인서비1 2009. 1. 10. 17:45

<출처 : http://www.82cook.com>



어제 한밤중에 출출해져서...냉동실 문을 열었습니다.
냉동실 문을 열 때마다 툭툭 떨어지는...그게 아마 고기나 떡이었다면 발등 깨지기 딱 좋은 크기의 덩어리...멸치였습니다.
솔직히 그 볶음용 멸치가 선도가 좋은 것 이었다면 진작 볶았을 텐데, 냉동실에 놔둔지 꽤 오래돼 괜히 거림칙한 그런 거였죠.
그런데 어제 한밤중에는 갑자기 그 멸치에게 미안해져서 견딜 수가 없더이다.

하여...일단 반 정도를 덜어내 물에 잘 씻었습니다. 물에 씻은 멸치 그냥 볶으면, 진짜 이상해지죠...물렁물렁한 것이..
씻어 건진 멸치를 달궈진 무쇠팬에 올려뒀습니다. 마치 누룽지 눌이듯.
멸치가 제법 바삭바삭해졌을 때, 다른 팬에 맛간장 설탕 고추장을 넣어서 자글자글 끓였습니다.
이때 설탕...설탕이 좀 들어갔어도 멸치를 먹는 편이 안먹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 같아서 별 걱정 안하고, 맛이 날 만큼 넣었습니다.
볶았는데, 어찌나 맛이 있던지 싱크대에 서서 찬밥 한술 덜어서 멸치볶음만 가지고, 한 밤중에 밥 먹었다는 거 아닙니까??

그때, 물 마시러 나온 kimys가 하나 집어먹어보더니, 맛있다고...
그 말에 탄력받아서, 냉동실에 집어넣었던 나머지 멸치 꺼내서 다시 씻어 건지고, 무쇠팬에 볶고, 다시 양념장에 볶았습니다.
양념은 간장으로 하려고 했는데, kimys가 "매콤한 것이 좋은데, 왜 그냥 고추장에 볶지 그래"하는 걸...모험심을 발휘했습니다.
한창 태국소스에 빠져 정신없이 사들여놓고는 아직도 다 먹지 못한 스리랏차칠리소스 칠리오일 등이 아직 자리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요걸 넣으면 어떨까? 별로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더이다.

맛간장에 고추가루 한 스푼 넣고, 스리랏차칠리소스와 칠리오일도 한 스푼 씩 넣어 줬습니다. 설탕도 빼놓지 않고.
볶아놓으니 고추장에 볶은 것보다는 색깔이 빨갛지 않은데, 맵기는 거의 비슷하고..고추장에 볶은 것과는 또다른 맛이 있네요.
과자 집어먹듯...한참 집어먹었습니다.멸치볶음을 간식으로 먹는 것이 초콜렛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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