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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론 염장(鹽葬) /정건오

인서비1 2010. 1. 3. 20:42

향기론 염장(鹽葬)

 

                                                 정건오

 

스스로 부끄러이 속살을 디밀던 욕조에
나보다 더 뽀얘서 부끄러울 노란 속살들을 드러내고
햇살의 추억을 전생으로 돌리며 이틀째 鹽葬중이다
숨 거두면 그녀는 때를 벗겨내 더 예뻐진 나신들
저들을 모아 옹관에 수장할 것이다
그보다 앞서 죽어서도 향기로운 것들 이를테면
태양을 입에 물고 그 독기로 죽어서도 뜨거운 것이랄지
하얀 각선이 유별히 빛나는 저 속살들의 이웃이랄지
한 평생 빈 마음으로 살면서 죽어서도 파란 것들이랄지
사는 동네는 달라도 의로운 죽음을 통찰한 꼬리있는 것들도
어우러져 섞이면서 저 속이 예쁜 것들의 향기를 더 하는 것인데
저들은 산 것들의 오관을 지나 장기를 관통하면서
거룩한 것들을 산 것들에 전하며 영생을 낙으로 여길지도 모르는 것인데
그리하여 산 것들 중 어떤 것은 배추처럼 김치처럼
죽어서도 뽀얗고 구수한 이야기로 세상을 살 맛나게 한다는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