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음악

영화 쇼생크 탈출, 진정한 자유는 영혼의 자유이다

인서비1 2009. 6. 22. 21:30

 

 

피가로의 결혼 中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

 

영화 쇼생크 탈출, 진정한 자유는 영혼의 자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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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생크 탈출 OST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 (m-149)

 

 

 

 

 

 

      

 

 

이 장면이 기억나시는지요.

 

부인을 죽였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앤디 듀프레임은 절망으로 가득찬 교도소를 뭔가 희망이 있는 공간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교도소 소장의 탈세를 도와준 대가로 먼지만 날리던 소내 도서관을 바꿀 수 있게 되었고, 그는 여기 저기 책을 보내달라고 편지를 보냅니다. 그래서 온 헌 책 뭉치들 속에서 앤디는 우연히 모짜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음반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교도소 구석구석까지 들리도록 노래 한곡을 틀어댑니다.

 

그 노래가 무슨 노래인지,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죄수들은, 그러나 그 노래를 통해 알수 없는 해방감과 벅찬 감격을 느끼며 그 노래를 듣습니다.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다, 서로 싸움을 하다 말입니다.

 

엔디의 절친한 친구이자 교도소 내 장사꾼인 레드(모건 프리먼)는 이 장면을 이렇게 회고 합니다.

 

난 이태리 여자들이 노래하는 것에 아무 생각이 없었다

사실 난 몰랐다. 나중에야 느낄수 있었다.

노래가 아름다웠다.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가슴이 아팠다.

꿈에서도 생각할 수 없는 높은 곳에서 아름다운 새가 날아가는 것 같았다.
교도소의 벽들도 무너지고
그 짧은 순간에 쇼생크의 모두는 자유를 느꼈다

 

이 소란으로 앤디는 2주동안 독방에 갖히지만 쇼생크의 모두가 "자유"를 느꼈다니 독방에 가더라도 해볼만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이렇듯 노래 한곡이 "벽들들은 무너뜨리고" 모두에게 "자유"를 줍니다. 이곳의 죄수들은 처음에는 몸만 갇혔지만 시간이 지나면 감옥에 적응되어 세상에 나가기를 두려워 할 정도로 영혼도 갇히게 됩니다. 그런 죄수들에게 음악을 듣는 다거나 하는 것은 그들이 감옥 밖의 생활을 상상할 수 없고 시간이 가면 오히려 두려워하기까지 하듯이 감히 상상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그들이 음악을 들었으니 그것도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을 들었으니 그 순간 충격이었고 해방이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우리의 삶도 쇼생크의 죄수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저항도 하고, 투쟁도 하고, 창조적인 행동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포자기하여 사회가 허용하는 틀에 머물게 됩니다. 시간이 더 흐르면 오히려 변화를 두려워하게 됩니다(그렇게 가석방을 바라던 레드가 나중에 감옥에 남으려고 안달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오랜 기간 갇혀 있었던 브룩스(교도소에서 책을 나누어 주던 노인입니다)가 가석방 되자마자 목을 메어 자살하는 것 처럼 말입니다).

 

이들이 감옥이라는 틀에서 결국 영혼까지 갇히게 되었다면 우리 또한 나이를 먹으면서 사회라는 틀에서 영혼까지 갇혀가는 모습을 종종보게 됩니다. 레드와 브룩스는 감옥이라는 제도가 그들을 폭력적으로 그렇게 만들었기에 피해자라고 볼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에 자신도 모르게 순응하여 어느 순간 기득권층의 이해를 대변하게 된 사람들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그들은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가해자이기도 합니다. 사회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점을 아무리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들이 그런 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개인의 이익을 얻고 있으니 말입니다.

 

감옥에 육체적으로 갇혔을 때 저항하다 영혼이 갇히면 안주하듯이 우리도 우리의 영혼이 이 사회에 갇히면 볼수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잘못된 것을 잘된 것이라 옹호하고, 그러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운동가들이 또한 경계해야 할 것 중의 하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진정한 자유는 영혼의 자유입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어떤때는 먹고살아야하는 냉철한 생존경쟁의 논리로, 어떤 때는 연행과 구속이라는 직접적인 폭력으로 항상 우리를 가두려 노력합니다. 그러나 몸은 갇혀도, 몸은 생업의 현장에 있어도 항상 우리사회의 참담한 현실을 가슴에 담고 살려 했던 영혼을 버리지 않는 다면 우리는 항상 해방입니다.

 

마지막으로 감옥에 들어온 앤디에게 고참 죄수인 레드가 들려주는 말을 옮겨놓는 것으로 글을 마칠까 합니다.

 

"Fear can hold you prisoner, hope can set you free."

두려움은 자네를 수인(囚人)으로 만들지만,

희망은 자네를 자유롭게 할걸세

 

 

- 잣나무 한그루-

 

ps. 이노래는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라는 오페라 中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라는 곡으로 여성 2중창 곡입니다. '피가로의 결혼' 제 3막중에서 백작부인과 수잔나라는 등장인물들이 백작부인이 불러주는 편지를 수잔나가 한 구절씩 따라부르며 받아적는 것을 노래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여기 그 가사를 옮여 놓습니다.

 

Che soave zeffiretto questa sera spirera
포근한 산들바람이 오늘 밤 불어오네
Sotto I pini del boschetto Ei gia il resto capira
숲의 소나무 아래 나머지는 그가 알거야
Canzonetta sull`aria Che soave zeffiretto
소리맞춰 노래해 포근한 산들바람아 

figaro.wma
1.82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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