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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 앤 나우, 신의 아이들, 양쯔강을 따라서

인서비1 2009. 1. 15. 00:11

히어 앤 나우(HEAR AND NOW)

 

 나에게 시각 장애과 청각 장애를 선택하라면 시각 장애를 선택하겠다. 시각 장애는 세상과의 단절을 의미하지만 청각장애는 사람과의 단절을 의미하기 띠문이다.-헬렌 켈러-

 

 65년의 세월동안 청각 장애로 살아오던 폴과 샐리 부부는 어느 날 달팽이관 이식 수술을 받기로 결심한다. 늦은 나이에 그들은 수술을 감행하면서까지 왜 청각을 회복하고 싶어할까? 두 부부의 친딸이자 영화의 감독인 아이린 테일러 브로드스키는 자신의 부모인 두 노부부가 수술을 결심한 계기를 그들의 굴곡진 인생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소리를 듣지 못해 특수학교를 다니면서 선생님의 입술을 바라보면서 소리를 익히던 시절부터 시작되는 두 노인의 이야기는 편견에 맞서 싸운 두 사람의 진실된 인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비록 두 부부는 청각마비라는 장애를 가진채 살아가지만 일반인들에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비록 청각 장애인이지만 일반이들에 뒤지지 않을 만큼 직장생활을 하고 세 남매를 키운 두 부부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일반인들로투터 따돌림을 받는다. 아이들이 뒤에서 욕을 해도 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는 아들의 고백은 두 부부가 정상인들의 차별과 편견 속에서 고통스러웠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사람과의 만남을 갈망하던 폴은 이식 수술을 통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고백하며, 샐리는 청각을 되찾아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느껴보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식 수술을 받은 후 두 노인은 갑작스런 변화에 당황하기 시작한다. 소리를 기계를 통해 들을 수 있게 되었지만 소리를 들을 수만 있었지 소리의 차이를 구분하는데 학습을 하지 못했던 그들은 처음 듣는 주변의 소리들에 대한 불편함을 겪게 된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두 부부의 소리 인식 능력이 차이를 보이면서 보이지 않는 갈등을 겪게 된다.

 

 남편인 폴이 음악에서 들려오는 악기의 소리를 구분할 만큼 익숙해지는데 반해 샐리는 남편처럼 소리를 습득하기 위해 기계를 사용하지만 기계는 그녀의 청각을 도와주기는 커녕 뇌를 자극할 정도로 고통을 안겨준다.

 

  결국 샐리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눈물을 흘리고 만다.샐리가 청각장애인 상태였을 때는 불편함이 없었지만 청각이 들려오자 사람들은 그녀에게 일반인들처럼 귀를 통해 들으고 압박해 온다.뒤늦게 찾아온 청각은 오히려 그녀의 평온했던 삶을 고통스럽게 변화시켜 버린 것이다.

 

 한편 두 부부가 의료기술의 도움으로 장애를 극복하지만 오히려 평화로운 삶의 균형을 깨뜨리는 모습은 영화인 '사랑의 기적(awakenings)'을 연상시킨다. 소년시절 뇌성마비로 몸은 청년이 되었지만 정신은 소년상태로 잠들어 있던 환자가 신약의 도움으로 깨어나지만 뒤늦게 깨어난 소년이 자신의 몸과 정신의 부조화를 견디지 못해 방황하는 모습이 이 들 부부에게도 느껴진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두 노부부는 나무를 분지를 때 나는 소리를 인식할 만큼 어느 정도 기계장치에 익숙해지지만 그들의 삶을 절대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한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들의 행복한 순간에는 기계장치를 끄고 자신들이 살아오던 삶의 방식을 고수한다.어쩌면 청각장치라는 문명의 산물은 평화롭게 살아오던 두 부부의 행복을 방해해오던 물건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청각장치에 의존하지 않은 채 청각마비라는 서로의 아픔을 이해해 주는 순간이야말로 두 부부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두 부부가 손을 맞잡고 걸어가는 마지막 장면은 서로의 아픈 상처를 보듬어 주는 아름다운 노년의 사랑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신의 아이들(children of god)

 

 네팔의 바그머띠 강가는 죽은 자들을 신들에게 인도하기 위해 고인의 시신을 화장하는 곳이다.

 

 죽은 자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유족들이 고인의 물품과 동전들을 담은 것들을 강가에 떠내려 보낸다.

 

 한편 화장터에는 한 소년이 살고 있다. 생활능력이 없는 어머니 때문에 어린 나이에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하는 소년은 유족들이 강가에 물건을 떠내려 보내면 강에서 동전을 줍고 그들의 물건을 강가에서 건져내 돈을 번다.죽은 자들의 물건을 건져내면서 살아가는 소년의 모습은 삶과 죽음이 함께 공존하는 모습처럼 느껴진다.

 

 영화는 화장터에서 죽은 자들의 물건을 건져내면서 살아가는 한 소년의 모습을 통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생존하는 네팔 아이들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자석을 이용해 화장터에서 동전들을 모으면서 소년은 간신히 하루 끼니를 때울 돈을 마련한다. 카메라를 통해 '한국말을 배워서 그 곳으로 떠나고 싶다.'고 말하는 소년의 모습은 상상력을 잃어버린채 현실적인 감각만 발달해버린 아이의 아타까운 모습이 드러난다.

 

 또한 화장터에서 동전을 줍는 일이 크게 돈이 되지 않자 거리에 나가 지나다니는 차들을 향해 구걸을 하고 본드를 흡입함으로써 험난한 현실을 환각으로 잠시나마 벗어나려고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그저 불쌍하게 느껴진다.

 

 영화 속의 아이들의 모습에서는 조금이라도 환경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아마 그들은 평생동안 그 곳을 벗어나지 못한 채 화장터의 죽은 자들로부터 삶을 이어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년은 이러한 극단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분노하지 않는다. 소년은 사람들이 제사를 지낸 후 제물인 식량을 동물들이 가져가지만 자신들의 분량만큼 먹는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순리를 마치 신의 뜻이라는 관점으로 덤덤하게 말한다. 

 

 죽은 자들을 화장하는 모습과 여자 아이가 밝은 모습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모습이 중첩되는 마치막 장면은 죽은 자들과 산 자들의 순환을 의마하는 듯이 깊은 여운을 느끼게 한다.

 

 

양쯔강을 따라서(up hte yangtze)

 

 중국계 캐나다인인 감독은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들어왔던 중국을  방문한다.

 

  하지만 감독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그 곳은 더 이상 이야기 속에 존재하는 나라가 아니었다.

  

 산샤 댐의 개발을 위해 수많은 마을과 건물이 물에 잠기게 되고 그 위에는 현대적인 건물과 관광지가 세워진다. 신화 속에 등장할 만한 옛스러운 마을과 유적지들은 모두 물 속에 잠겨버리고 대신 화려한 네온싸인으로 둘러싸인 고층건물들만 존재할 뿐이다.

 

 영화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하는 관광 유람선의 여정을 따라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는 현대 중국의 모습과 발전이라는 명목 속에서 희생당하는 서민들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영화는 각각 다른 사유로 유람선의 승무원으로 근무하는 남녀의 모습을 대비하면서 변화되어 가는 중국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유수이라는 소녀는 폐허나 다름없는 대지에서 살아가는 가난한 농부의 딸이다. 산샤댐의 개발로 인해 언제 잠길지 모른는 곳에서 살아가면서 농사를 짓고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유수이는 공부를 해서 학자가 되고 싶어하는 꿈을 갖고 있지만 가난한 집안 현실은 그녀의 꿈을 이뤄주기엔 너무 벅차다.

 

 오히려 부모는 유수이에게 가족의 생계를 위해 유람선 근무를 제안한다.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부모님에게 화를 내는어린 아이의 모습과 그녀를 나무라면서도 눈물을 흘리면 딸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한편 첸이란 남자는 유수이처럼 유람선에 근무하게 되지만 생존을 휘해 일하는 유수이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탓에 건방져 보이는 성격을 가진 청년이다. 이 두 남녀가 유람선에서 근무하는 모습을 통해 중국인들의 차이나 드림을 보여준다.

 

 호화 유람선에서 외국인들에게 굽신거리며 그들이 주는 달러에 목을 메는 승무원들의 모습은 주체성을 잃어버린 채 서양인들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는 중국 사회의 현실이 느껴진다. '중국은 자본주의의 교차로를 지나가면서 공산주의라는 신호등을 켜고 달린다.'라는 한 가이드의 농담이 기억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인상적으로 다가온 부분은 산샤댐의 개발로 인해 고통받은 서민들의 모습이었다. 정부가 보상금을 지급하지만 부패한 관리들 때문에 서민들은 제대로 된 보상금을 받지 못하고 살아온 터전을 떠나야 한다.

 거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보상금을 두고 다투고 있으며 한 노인은 건물을 폐쇄하려는 정부 관리의 옷자락을 붙잡으려 그를 제지하려 한다.

 

 한 골동품 가게의 주인이 인터뷰 중 눈물을 흘리면 '중국은 서민이 살기에는 너무 고통스러운 나라이다.'라고 말하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그동안 쌓인 한의 정서가 느껴진다.

 

 외국인 관광객등에게 새로 지은 주택을 소개하는 중국인 가이드는 댐 개발로 인해 터전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 현대적으로 지은 주택이라고 소개하면서 외국인들에게 자랑하지만 과연 중국의 가난한 서민들 중 그 주택에 살 수 있는 주민이 얼마나 될 것인지 의심스럽다.

 

 한편 영화는 산샤 댐으로 인해 양쯔강의 수위가 올라 가면서 주변의 대지들이 잠겨버리는 과정을 인상깊게 보여준다.

 유람선에 근무하던 유수이가 그리워하는 낡은 집은 수위가 올라가면서 점점 잠겨간다. 어쩔 수 없이 유수이의 부모는 자신들도 생활도구들을 등에 짊어진 채 보다 높은 지대로 향해 올라간다.

 

 점점 올라가는 양쯔 강을 바라보면서 ' 저 거대한 강을 막아내다니 중국도 굉장한 발전을 했구나.'라고 경탄하는 노인의 대사와 그 옆을 지나가면서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삶의 터전을 찾아나서는 유수이의 가족의 대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평탄했던 대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과정과 물 속에서 떠있는 조각에 매달려 있는 개미들의 모습은 영화 '스틸 라이프'의 마지막 장면만큼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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