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edu

국제중 어려운 영어시험

인서비1 2009. 1. 5. 11:22
[단독] 서울 국제중 합격자에 최고난도 영어시험… '사교육 조장' 논란
대원중, 반편성 명목 '텝스'로 진단평가 논란
영훈중도 7일 원어민 인터뷰 등 실시 예정
학부모 "초등생에 선행학습 하라는 것" 분통
  • 지난해 말 첫 신입생을 선발한 서울 영훈중과 대원중 등 국제중학교가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텝스(TEPS)’ 와 같은 사교육이 불가피한 고난이도의 진단평가(레벨테스트)를 실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 국제중은 입학시험을 치를 때는 사교육 과열 등을 우려해 지필고사와 영어 점수를 배제해놓고선 학생들의 ‘반’ 편성을 명목으로 어려운 시험을 치르게 해 학부모들 사이에서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원성을 듣고 있다.

    4일 두 학교에 따르면 영훈중은 오는 6일 본교 강당에서 예비 신입생 163명을 대상으로 4시간여 동안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5개 과목에 걸쳐 진단평가를 한다. 다음날(7일)에는 원어민과 개별 및 집단 영어 인터뷰도 치를 예정이다. 학교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시험 난이도가 ‘최상’임을 공공연히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대원중은 합격자(160명) 전원을 대상으로 공인영어시험인 텝스시험을 시행했다. 텝스는 취업과 대학원 진학 등을 위해 주로 보는 시험으로 서울대에서 개발, 시행 중이다. 토익보다 난이도가 높아 성인들 사이에서도 어려운 시험으로 꼽힌다.

    대원중은 오는 12일과 13일에는 초등학교 6학년 과정과 중학교 1학년 과정까지를 포함한 국어, 영어, 수학 시험도 본다.

    이들 학교는 시험성적을 바탕으로 수준별 이동수업을 위한 ‘반’ 편성과 장학금 지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까다로운 시험에 학부모들은 당황하고 있다.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로서 선행학습 없이 도저히 대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0학년도 국제중 입시를 준비하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과 학부모들은 “입학시험뿐 아니라 텝스 등 레벨테스트까지 미리 준비해야 하느냐”며 우려하고 있다.

    내년 자녀의 국제중 입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한 학부모는 “이제 텝스까지 등장했으니 미리 시험을 보게 해야 하지 않겠냐”면서 “학교 성적과 각종 경시대회 관리에 텝스까지 해야 할 공부가 더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단지 학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 위한 통과의례 시험일 뿐 학생들을 줄 세우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저소득층 배려 등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일부 학생들의 영어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교과과정 편성을 위해 학생들의 전반적인 실력 측정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하지만 텝스 등 최고 수준의 진단평가를 해야 하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입시학원 관계자는 “학생별 평가를 통해 반을 편성하는 게 목적이라면 굳이 이 같은 시험을 치르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이는 차별화를 통해 학교 이미지를 높이려는 의도로 사교육 시장 과열만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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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09.01.04 (일) 20:20, 최종수정 2009.01.05 (월)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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