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본

상품 물신주의란 무엇일까? '물신주의(物神主義)'의 사전적 정의는 '물질

인서비1 2018. 5. 31. 14:43
상품 물신주의란 무엇일까? '물신주의(物神主義)'의 사전적 정의는 '물질


         

  • 2010-06-23 15:38:12

       

                                    
 

상품 물신주의란 무엇일까? '물신주의(物神主義)'의 사전적 정의는 '물질적인 것을 숭상하는 주의'이다. 배금(拜金)주의, 물질 만능주의와 비슷한 뜻이다. 그러나 마르크스가 이야기하는 상품 물신주의는 사전적 정의와는 다른 맥락이다.

 마르크스는 그의 저서인 《자본(론)》을 통해 상품 물신주의 관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상품 물신주의란 특정 개체(상품)에 대해 중요성과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에 대한 욕망을 형성하는 프로이트적 페티시즘의 형태가 아니다. 개별 주체(개인)의 심리적인 의미─특정 개체에 중요성을 부여하는─와는 무관하게 상품 형태 자체가 갖고 있는 물신적 성격, 즉, '상품이 지니고 있는 가치 형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논의하는 상품 물신주의에 있어서의 '상품'은 물리적 개체가 아닌 하나의 가치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결국 마르크스가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노동생산물이 상품으로 생산되어 가치가 부착되는 것'이 물신(주의)이라는 것이다. 그것(상품에 가치가 부착되는 것)은 생산의 '사회적 관계'에서 나오며, 그것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서 잘 나타난다.

 마르크스는 물신주의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에 대해 먼저 언급한다. 사용가치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며, 이것이 사람들의 상품소비를 이끌어낸다. 교환가치는 상품이 갖는 가치의 양이다. 즉, 생산자(노동자)로 하여금 노동생산물을 상품으로 만들게끔 하는 것이 교환가치이다. 또한 마르크스는 상품을 생산해내는 노동 역시 '구체노동'과 '추상노동'이라는 두 개의 형태로 나뉜다고 하였다. 구체노동이란 노동생산물을 상품으로 만드는데 필요한 기술이나 도구 등을 의미하며 추상노동이란 상품 생산과정에 사용된 노동력 등을 의미한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노동력이 하나의 상품으로서 매매될 때 거래된 것은 사용가치가 아니라 교환가치를 생산할 노동자의 가치(역량)이다. 즉, 임금노동자의 추상노동이라는 요소가 교환가치를 생산해내는 것이다. 따라서 노동생산물이 상품으로서 나타날 때, 그것은 '감각적임'과 동시에 '초감각적인'것이 된다. 다시 말해 감각적으로 지각 가능한 것과, 감각적으로 지각할 수 없는 것(교환가치)을 동시에 지니게 된다. 상품의 가치를 나타내는 양적 척도인 '가격'이 바로 이 두 가지 것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그 중 '초감각적인' 측면이 상품의 사회적 측면을 드러나게 해준다.

 그러나 우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품(가격)을 볼 때 '사용가치' 혹은 '(상품의)감각적 측면'으로만 본다. 상품에 체화된 추상노동과 교환가치를 식별해내지 못 하는 것이다. 상품이 교환가치를 가진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기존에 알고 있던 물건(상품)들 사이의 관계가 곧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추상노동 사이의 양적관계─를 보여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노동(추상노동)의 사회적 성격을 노동 생산물 자체가 갖고 있는 물적(객관적) 성격으로만 본다. 때문에 사람들에게 교환가치는 인지되지 못하여 초감각적, 이데아적인 것으로 존재하게 되며,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는 상품에 의해 가려지고 물질적(객관적) 생산 관계라는 환상─마르크스는 'phantasmagorical'라 표현했다─으로 나타나게 된다.

 판타스마고리아(phantasmagoria)는 환등기로 만든 광학적 환상으로서 사물이 거꾸로 선 것처럼 보인다. 이를 통해 교환가치의 본질은 환등기를 통해 왜곡되어 '전도된 형태'로 우리에게 제시된다. 이러한 전도 현상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존재하며 바로 이것이 '객관적' 환상이 된다. 결국 객관적 환상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노동의 사회적 성격을 노동 생산물 자체의 물적(객관적) 성격으로 착각하게 만들며, 상품 안에 들어가 있는 이것이 바로 물신(物神)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