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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때 사교육, 아이들 '마음의 병'만 키운다

인서비1 2016. 2. 5. 20:47

영·유아 때 사교육, 아이들 '마음의 병'만 키운다

경향신문 | 남지원 기자 | 입력 2016.02.05. 20:21          

[경향신문]ㆍ2008년생 6년간 추적조사
ㆍ사교육 시간 길수록 불안·우울

영·유아기에 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 사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들보다 더 심각한 정서적·사회적 문제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은 5일 육아정책연구소의 ‘영·유아기 사교육 경험이 만 5세의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확인됐다. 그동안 조기 사교육의 폐해와 관련된 연구는 많았지만, 동일한 대상을 매해 추적조사한 자료를 통해 과거의 사교육 경험이 현재 시점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2008년생 아동 1651명이 2008~2013년 6년간 한국아동패널 조사의 사교육 관련 질문에 답변한 내용을 추적조사해 아동의 사교육 이용 여부 및 이용 시간과 만 5세 문제행동(표 참조) 수준이 상관관계가 있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영·유아기에 전혀 사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들은 어느 한 시기라도 사교육을 받았던 아이들보다 문제행동을 보이는 정도가 낮았다. 영아기와 유아기 모두 사교육을 받지 않은 집단의 문제행동 점수는 12.44점으로, 영아기와 유아기에 모두 사교육을 받은 집단(14.34점), 영아기에만 사교육을 받은 경우(14.15점), 유아기에만 사교육을 받은 경우(14.07점)보다 1점 이상 낮았다. 문제행동은 내재화·외현화 문제행동으로 분류해 120점 만점으로 측정했다.

또 사교육을 받았던 시간이 길수록 만 5세가 됐을 때 문제행동 수준이 심각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유아기 모두 기준(영아기 월 3.33시간, 유아기 월 4.29시간)에 미달하는 시간 동안만 사교육을 받은 아이들의 문제행동 점수가 10.21점으로 가장 낮았다. 유아기와 영아기에 모두 기준 시간 이상으로 긴 사교육을 받은 아이들의 문제행동 점수는 15.26점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같은 대상을 추적한 이번 연구를 통해 영·유아기에 지속적인 사교육을 실시하지 않거나 가능한 한 적은 시간만 이용했을 때 문제행동 발현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보다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을 수 있었다”며 “무분별하게 팽창된 사교육 시장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보다 강력한 규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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