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환경

[뉴스플러스] 뜨거워지는 한반도..작물도 생활도 변화

인서비1 2015. 6. 19. 06:41

[뉴스플러스] 뜨거워지는 한반도..작물도 생활도 변화

[뉴스데스크]

◀ 앵커 ▶

잎이 무성한 이 나무, 어떤 나무일까요?

긴 달걀모양의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있는데요.

바로 파파야 나무입니다.

대표적인 열대과일이죠.

그런데 한반도가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우리 내륙에서 재배된 경북 안동산 파파야, 또 전남 곡성산 파파야가 시장에 나오고 있습니다.

농가 소득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기도 하지만 급격한 기후변화에 따른 문제점들 역시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 뉴스플러스에서는 아열대로 접어든 한반도를 집중조명했습니다.

먼저 이경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제주도 북쪽 바다입니다.

그물을 건져 올리자, 거북복, 독가시치, 호박돔 같은 이름도 생소한 물고기가 올라옵니다.

주로 적도 부근에 사는 아열대 어종입니다.

[부동전 / 제주 어민]

"(아열대 어종) 나온 지가 몇 년 안 됐어요. 내가 45년 동안 바다에서 고기를 잡았는데.."

노랑거북복과 청줄돔 같은 아열대 어종이나 호주와 일본 해역에 주로 사는 맹독성 문어는 이미 제주 해역에 토착화됐습니다.

수온이 오르면서 대형 참다랑어도 양식이 가능해졌고, 제주 해역에서 발견되는 아열대 어종도 65종이나 됩니다.

[고준철 박사 /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 연구센터]

"저희가 2012년부터 공식적으로 조사했는데, 연도별로 (열대 어종이) 5~7% 정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아열대 기후는 한반도 식생도 바꿔놓았습니다.

충북의 이 농가는 9년 전 커피나무를 들여왔는데, 지난해 70kg 이상 수확했습니다.

[이종국 / 커피 재배]

"햇볕이 워낙 좋아서 생장 속도도 빠르고 과육의 품질도 좋고, 소비시장이 확대가 돼 있습니다."

고랭지 작물 재배지던 강원도는 멜론과 복숭아 재배지로 탈바꿈했고, 경북 안동에서는 파파야와 망고 같은 열대작물들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반도 바다와 육지에서 아열대 어종과 작물이 급격히 느는 것은 급격한 기온상승 때문인데요.

한반도의 기온은 지난 백 년간 1.8도 올라, 세계 평균인 0.8도의 2배가 넘었습니다.

자연스레 폭염도 증가해 최근 5년간 평균 13일이었던 폭염 발생일이 오는 2050년이면 25일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이 같은 기후 변화가 우리 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계속해서 김나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바람이 통하는 창문 하나 없는 쪽방, 숨을 내쉬는 것조차 고역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오기 전이지만 방안 온도는 34도입니다.

바깥보다 9도나 높습니다.

[쪽방촌 주민]

"너무 더우면 못 견디겠지. 누구 앞에다 하소연 할 수 있어? 더울 때, 어떤 때는 살고 싶은 생각이 없어."

지난 1997년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평균 20여 명이 폭염으로 숨졌는데,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 노인층이었습니다.

42년 만에 발생한 올 가뭄도 폭염과 무관치 않습니다.

뜨거운 대기를 더욱 달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열대병 우려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뎅기열을 일으킬 수 있는 '베트남 흰줄숲모기'가 2년 전 제주에서 처음 발견된데 이어, 최근 '이집트 숲모기'까지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자 방역당국은 긴장하고 있습니다.

치사율이 20%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황열병의 주범이기 때문입니다.

[권원태 박사 / 한국기후변화학회]

"뎅기열과 같은 열병을 옮길 수 있는 모기가 발견되고 있고, 앞으로 아열대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폭염은 태풍과 홍수와 달리 자연재해로 명시돼 있지 않습니다.

[김도우 박사 /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지역적 피해 양상을 고려해서 맞춤형 대책을 고안한다면 폭염 피해 절감에 도움될 것 같습니다."

언제 닥칠지 모를 아열대성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재해 방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나리입니다.

(이경미 김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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