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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조절 장애'로 살인까지…위험한 청소년들

인서비1 2013. 3. 3. 21:13
'분노조절 장애'로 살인까지…위험한 청소년들
기사등록 일시 [2013-03-03 07:36:38] 최종수정 일시 [2013-03-03 07:46:40]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3일 오전 0시10분께 광주 광산구 한 주택에서 김모(19)씨가 평소 자신의 부모를 무시한데 앙심을 품고 작은아버지(44)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할아버지(75) 등 친척 7명에게 부상을 입히고 경찰에 자수했다. 집 대문 앞에 피묻은 신발 한 짝이 떨어져 있다.
감정 컨트롤 실패로 잇따른 강력사건
가족 간 의사소통·스트레스 해소 중요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최근 10대 청소년들의 충동적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평소 감정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된 강력범죄는 대부분 '분노조절'에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3일 평소 자신의 부모를 무시한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둘러 작은아버지를 살해하고 친척 7명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 등)로 김모(19)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이날 오전 0시10분께 광주 광산구 할아버지 김모(75)씨의 집에서 흉기로 작은아버지(44)의 목 등을 찔러 살해하고 할아버지 등 친척 7명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년 전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던 김씨는 친척들이 평소 '못 배워 돈이 없다'며 자신의 아버지를 무시한 데 대해 앙심을 품고 이날 할아버지의 생일을 맞아 모인 친척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고등학교 2학년 이모(17)군이 부부싸움을 하던 현직 경찰관인 아버지(54)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평소 성격이 소극적이었던 이군은 이날 집에서 부모가 말다툼을 벌이던 모습을 보고 화를 참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달 20일에는 전남 강진에서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의 아버지를 살해한 고등학교 3학년 문모(18)군이 경찰에 구속됐다. 문군은 같은 날 오전 2시40분께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의 집에 찾아갔다가 아버지의 훈계를 듣고 홧김에 집안에 있던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3일 오전 0시10분께 광주 광산구 한 주택에서 김모(19)씨가 평소 자신의 부모를 무시한데 앙심을 품고 작은아버지(44)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할아버지(75) 등 친척 7명에게 부상을 입히고 경찰에 자수했다. guggy@newsis.com 2013-03-03

세 사건의 공통점은 가해자들의 나이가 모두 10대로 성장기이고 범행 후 곧바로 자수했다는 점이다.

경찰은 감정 조절에 익숙하지 않았던 이들이 결국 일시적인 '분노조절'에 실패해 충동적인 범행을 저지르고 자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청소년 대다수가 폭력성과 자극성이 높은 인터넷 게임에 친숙한 점도 분노조절에 방해된다는 분석이다. 최근 유행하는 각종 인터넷 게임 중에는 흉기로 상대방을 살해하거나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내용이 많아 성장기 청소년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게임 이용을 줄이고 가족과 대화의 시간을 늘리는 등 정서적 안정을 통해 스트레스를 없애며 평소 감정 조절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조선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승곤 교수는 "청소년기에는 신체적인 성숙도 보다 인지와 판단을 담당하는 뇌가 충분하게 발달하지 않아 성인보다 외부의 자극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고 현실 검증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윗사람의 권위에 불복하고 저항하는 '적대적 반항장애'가 보통의 범위를 넘어서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장기의 원만한 감정 조절을 위해서는 개인의 성향과 가정, 학교 등 여러 환경이 조화롭게 균형을 유지하고 무엇보다 가족 구성원 간 원활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사회적으로 정신과 진단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품고 있는 것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원인"이라며 "평소와 지나치게 다른 행동 양상을 보이면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mdhnew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