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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생 10명 중 9명 “사교육 효과적”

인서비1 2013. 1. 18. 20:29

초중고생 10명 중 9명 “사교육 효과적”

청소년정책硏 실태조사
응답자 87% “성적 향상 도움”
공교육 헛바퀴 악순환 초래                                                      
세계일보|입력2013.01.18 18:26


초·중·고교 학생 10명 가운데 9명가량이 학원 등 사교육이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최근 1년 새 학원, 과외, 학습지 등을 받은 초중고생의 87.4%가 "사교육이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고 18일 밝혔다. 실태 조사는 지난해 5∼7월 전국의 초중고생 908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생의 71.3%가 성적향상을 위해 과외, 학원, 학습지를 통한 사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생 78.5%, 중학생 75.7%, 일반계고생 70.9%, 전문계고 26.3%가 사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사교육은 부모의 경제수준이 높을수록 많이 받았다. 소득이 많은 상위층의 사교육 경험률은 82.1%, 중산층은 71.4%, 저소득층은 41.5%였다.

사교육이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초등생 90.8%, 일반고생 86.6%, 중학생 85.3%, 전문계고생 78.8% 순이었다.연구원은 "사교육이 학교교육의 선행학습 차원에서 이뤄지는 경향이 있고, 또 학원 등에서는 학교의 중간·기말고사 등 평가 시기에 맞춰 학습지도를 해주고 있는 것에 기인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부모의 경제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에 대한 신뢰가 높았다. 사교육의 효과성을 물은 결과 상위층의 40.1%, 중산층의 23.4%, 저소득층의 21.0%가 "매우 그렇다"고 응답했다.

연구원은 이 같은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정부가 단순히 학원 규제 정책만을 내놔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학생들 수준에 걸맞지 않은 수업내용과 학원에서 광범위하게 행해지는 선행학습이 빚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학교 수업이 중위권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초등생 52.4%, 중학생 47.7%, 일반고생 49.2%였다.연구원은 "이들은 대체로 학교 수업 내용을 다소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희진 책임연구원은 "이번 조사결과는 주로 선행학습으로 이뤄지고 있는 사교육이 공교육보다 학생들의 수업 이해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고 또 공교육은 아이들이 학원 등에서 선행학습을 받았다는 이유로 수업 수준을 점점 높여 하위권의 학습수준을 더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교육 경험이 있는 학생들 상당수가 암기식·주입식으로 이뤄지는 사교육에 대한 신뢰가 높아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의 저하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