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좋은글

외로운 고사목이어도 / 강봉환

인서비1 2010. 1. 3. 20:07

외로운 고사목이어도

松花 강 봉환

보호수로 이름 지어 지기보다는
잡목이라도 난 이름 모를 산속에 있고 싶소

아무도 돌보지 않아도,
山人들이 함부로 등 뒤를 들이대며
부딪고 괴롭혀도
난 그런 곳에 홀로 있고 싶소
 
깊은 가을이 되어, 단풍 든 나무들 사이 
홀로 푸르름을 자랑할 수만 있다면,
때론 이파리 하나 없는 앙상한 가지라 할지라도,

재잘거리는 새들의 숲이 되고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의 존재를 느끼는 나무가 되고 싶은 게요

 참고사항 : 비워둔 가슴 동인지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