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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존재가 무거워 지는 일이다 / (宵火)고은영

인서비1 2009. 6. 28. 10:01

삶은 존재가 무거워 지는 일이다 / (宵火)고은영

 

한번 왔다 가는 세상
누군들 꿈꾸지 않으랴
어여쁜 사랑이기를, 선한 눈빛이기를
그러나 빛이, 빛이 될 수 없는 시간이
가끔은 누구에게나 있지
죽어라 어둠만 밟아야 하는 시간이
더러는 누구에게나 있는 거야

 

겨울바다

어느 초라한 포장마차에서
당신의 나이만큼 헤아린
깡 술잔을 비우다
세상을 등진 비운의 영혼을
나는 홀로 조문했지
숫제 말도 없이 안개처럼 홀연히 사라진
당신의 서글픈 형편을 홀로 씨부렁거렸지
찔끔거리면서.....


잘 갔어..
잘 죽었어!
이젠, 나도 알 것 같아

세상의 노심초사가
얼마나 진저리치는 고독한 중병인가를
환각의 빙산인가를, 중독된 애착인가를
언제나 홀로 남겨 진
견딘다는 지독한 명제 앞에
늘 쩔쩔매던 비통한 삶의 방법을 깨닫고부터
당신의 삶을 이해할 것 같았지


살아간다는 구차함이나 비참한 시간이
얼마나 사람을 황홀한 절망에
젖게 하는 일인가를........
눈물 젖은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살아가야 하는 무게만큼
무거운 삶의 비애를 맛보지 않고
절감하는 감사는 없으며
아픔 없이 인생을 공짜로 건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