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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만 남은 배움 없는 학교, 전 그만 둡니다"

인서비1 2015. 7. 5. 18:36

"경쟁만 남은 배움 없는 학교, 전 그만 둡니다"

파이낸셜뉴스 | 입력 2015.07.05. 15:58 | 수정 2015.07.05. 16:36




"경쟁만 남은 배움 없는 학교에 있을 수 없어 저는 학교를 그만 둡니다"

경상남도 진주의 한 10대 여학생이 지난 3일 진양고등학교 앞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인 시위를 벌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지난 4월까지 진주여자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자퇴를 한 김다운 양이다. 김 양은 학교를 그만 둔 뒤 최근 진주 시내 중고등학교를 돌아다니면서 우리나라 교육제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김 양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1인 피켓 시위 모습을 찍은 사진과 함께 그 취지를 설명한 글을 올렸다.

김 양은 먼저 "제 1인 시위는 자퇴를 선동하는 것도 학교 안에서 노력해가며 공부하는 학생들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도 아니다. 제가 자퇴를 하고 1인 시위를 하는 것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며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아니다. 각자가 가는 길을 스스로가 옳다고 느낀다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양은 "제가 진주 시내의 여러 학교들을 다니면서 1인 시위를 하는 것은 교육제도의 문제가 진주여고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학교가 공부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고 하시는 분들과 경쟁 없이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학교는 시험준비만 시키는데 어떻게 그 곳에서 진정한 배움을 얻을 수 있을지 전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양은 "1인 시위를 하는 것은 학교 안의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학생들에게 저도 이렇게 생각한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였다"며 "교육제도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면서도 드러내지 못했던 학생들이 친구들과 이 문제에 대해 같이 얘기해보고 스스로의 삶과 학교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했다. 1명이라도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거나 고민해 보았다면 1인 시위를 할 이유가 충분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페이스북에서는 김 양의 글이 화제가 됐다. 5일 오후 3시 현재 해당 게시물은 5700여명이 좋아요 버튼을 눌렀으며 190여명이 공유를 했다. 댓글도 500개가 넘게 달렸을 정도로 김 양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많은 네티즌들은 "다운 양의 결정을 응원합니다. 그 결정을 행동으로 하는 모습도 대견합니다", "교직에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미안함을 느낍니다", "저랑 생각이 같으세요. 다만 전 전 실천으로 옮기지 못했을 뿐" 같은 반응을 보이며 김 양의 결정을 응원했다.

반면 "사회부적응자인가?", "다른 대안은 찾았나요? 특성에 맞는 다른 기술이나 직업을 찾는 게 아니라면 수업을 멈추면 안됩니다", "저런다고 대한민국이 바뀌나" 등 김 양의 시위를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적지 않아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 양은 "사진만 보고 판단하지 마시고 프로필 사진의 대자보와 타임라인의 다른 글들도 같이 보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자보에는 지난 2010년 대학교육의 폐단을 비판하며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자퇴한 김예슬씨의 글도 인용돼 눈길을 끌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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