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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자 드문 한국, 노인 독해능력은 세계 하위권..왜?

인서비1 2014. 12. 6. 10:08

 

문맹자 드문 한국, 노인 독해능력은 세계 하위권..왜?

머니투데이 | 정봄 기자 | 입력 2014.12.06 08:19

[머니투데이 정봄기자]A씨(62∙여)는 새로 산 TV나 처방약의 설명서를 막내 딸에게 읽어서 가르쳐달라고 평소 부탁한다. 최근 배우기 시작한 컴퓨터 사용법도 책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워 딸을 볼 때마다 사용법을 배우곤 한다.

하지완 대구대학교 언어치료학과 교수는 "노화가 진행될수록 인간의 모든 인지 능력은 떨어지기 때문에 청년층보다 장년층이 문장의 이해능력 등이 떨어지는 사실은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노인층을 노린 사기행각들이 성행하는 이유도 그 때문.

특히 한국의 장년층 독해능력은 다른 나라에 유독 더 떨어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OECD가 회원국 노동인력의 질을 평가하기 위한 실시한 문자 독해력 조사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한국의 독해력은 244점으로 22개국 중 20위를 기록했다.

하 교수는 "우리나라 장년층의 경우 '의미할당(semantic mapping)' 능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의미할당이란 글쓴이가 의도한 의미를 독자가 지식과 경험에 연결시키는 과정을 뜻한다. 그는 "독자가 본문의 의미를 기존의 지식과 관련시키는 데에 실패하면 결국 읽기자료에 대한 올바른 독해는 실패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해에서의 의미할당 작업은 훈련 없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정상적인 능력을 지녔다고 해도 계속해 훈련하지 않으면 쇠퇴한다. 하 교수는 "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더 이상 복잡한 글을 읽지 않는 한국인의 읽기 습관이 독해 능력 하락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년층의 독해 능력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 교수는 조언했다.

그는 "긴 지문, 복잡한 문장, 사고를 요하는 글, 다시 말해 '글자'가 아닌 '책'을 읽을 때 요구되는 과정"이라며 "독서를 하지 않을 경우 전반적인 사고능력의 저하가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를 요하는 책이나 기사문을 읽고 본문에 나온 정보와 자신의 지식을 연결시키는 게 좋다"며 "읽은 후 자신만의 글로 재작성해 보거나 간단한 토론을 해보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이러한 활동이 단기기억력과 작업기억력을 요하는 활동이므로 나이가 들면서 누구든지 겪게 되는 주의력과 기억력 저하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정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