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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생, 사흘에 한 명꼴로 스스로 목숨 끊어

인서비1 2014. 9. 28. 16:28

[단독] 초·중·고생, 사흘에 한 명꼴로 스스로 목숨 끊어

한겨레 | 입력 2014.09.28 13:50 | 수정 2014.09.28 16:00
[한겨레]최근 5년간 630명 극단적 선택해…'가정 문제'가 1위


우울증·성적도 주요 원인…자살률 광주가 가장 높아

한국 초·중·고교생들이 지난 5년간 평균 사흘에 한명 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으로는 가정 문제가 가장 많았고, 우울증과 성적·진로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이 28일 <한겨레>에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16곳에서 건네받아 분석한 '2010년 1월~2014년 9월 현재' 초·중·고 자살 현황을 공개했다. 세종시는 통계자료가 없어 제외됐고, 대전은 이전 통계자료가 없어 2012년부터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이 기간 전국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학생은 630명으로 파악됐다. 2.74일에 1명 꼴이다. 주요 원인 1위는 가정 문제(35%)다. 초등학생 11명(65%), 중학생 73명(36%), 고교생 139명(34%)명 등 223명(35%)이 가정불화나 가정폭력 같은 집안 문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2위 원인 불명(126명·20%)에 이은 3위는 우울증(106명·17%)이다. 특히 우울증은 고등학생(21%)이 중학생(10%)보다 두배 넘게 많았다. 성적이나 진로 문제(73명·12%)가 4위였다.

2010년엔 학교폭력이 원인인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으나, 2011~2014년 8명의 학생이 학교폭력 탓에 죽음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재정 의원은 "원인이 드러나지 않은 죽음까지 고려하면 학교폭력 피해에 의한 자살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스스로 생을 마감한 학생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도 확연했다. 고등학생이 409명(65%)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은 204명(32%)이었다. 초등학생은 17명(3%)이었다. 초등학생 자살자는 대부분 가정 문제(11명)가 원인으로 꼽혔고, 4명은 원인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울증 1명, 충동·모방 자살이 1명이었다. 상급학교로 갈수록 이성문제도 큰 영향을 끼쳤다. 초등학생 통계에선 이성 문제가 원인인 사례가 없었는데, 중학생 3%, 고교생 8%가 이성 문제로 고민하다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

지역별로 인구 10만명당 학생 자살률 통계를 내봤더니, 광주가 10만명당 16명 꼴로 전체의 10%를 차지했다. 부산(8%)과 경북(8%) 등이 뒤를 이었다. 제주도가 3%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서울은 5%로 다섯번째로 낮았다.

자살 학생수는 2010년 144명, 2011년 144명, 2012년 143명, 2013년 124명, 2014년 9월 현재 75명이다. 절대 수치는 정체 또는 감소 추세지만, 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주는 추세를 고려할 때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게 배 의원의 지적이다.

배 의원은 "가정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들과 대화 시간을 더욱 많이 가져야 하지만,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가정환경 등 생활에 더욱 신경을 쓰고 상시적으로 상담 및 교육을 진행하는 등 세심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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