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society

시카고 교사 ‘파업 피켓’… 오바마 발목 잡나

인서비1 2012. 9. 12. 04:03

시카고 교사 ‘파업 피켓’… 오바마 발목 잡나

교육당국과 새 교원 평가제·임금 인상폭 갈등
민주 교육개혁에 ‘태클’… 장기화 땐 악재될 듯
오바마·롬니, 클린턴 자선행사서 ‘연설 대결’
세계일보|입력2012.09.11 21:02

 

미국에서 교육행정 규모가 세 번째로 큰 시카고 공립학교 교사가 10일(현지시간)부터 25년 만에 첫 총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가도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미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공립학교 교사와 보조교사 2만9000여명이 교원노조와 시카고교육청 간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않자 출근 대신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평가를 학생 시험 성적과 연계하고 일일 수업시간을 90분 늘리는 방안, 임금 인상 폭 등을 놓고 교육당국과 갈등을 빚어 왔다.

새 학년이 시작된 지 2주 만의 파업으로 학사 일정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시카고 시내 학생 40만명은 수업을 듣지 못하고 교회나 커뮤니티센터 등에서 급히 마련한 활동에 참가했다.

이번 파업은 시카고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보스턴, 클리블랜드, 로스앤젤레스 등 민주당 시장이 주도하는 교육개혁에 대한 교원노조의 반발과 관련돼 있어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람 이매뉴얼 시장도 지난해 취임 이후 교사 평가와 학생 성적 연계, 수업시간 연장 등 교육개혁 조치를 추진해왔다. 시카고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미 언론은 파업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부패로 얼룩진 '시카고식 정치' 이미지를 덧씌우려고 하는 공화당 측에 공세의 빌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는 이날 "실망스럽다. 오바마 대통령의 교육정책이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 측은 한 발짝 비켜선 채 이 문제가 조속히 풀리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날 발표된 CNN 여론조사 결과만으로는 오바마 대통령 재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52%로 지지율로, CNN 조사에서 처음으로 50%대를 뚫고 롬니 후보(46%)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지난달 말에는 48%로 똑같았다.

오바마와 롬니는 25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주최하는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GI)' 연례 자선행사에 참석해 '연설 대결'을 펼친다. 두 사람은 각각 다른 시각에 열리는 세션에 연사로 나서 한자리에서 마주 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편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 오바마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경합하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한동안 적대적 관계였으나 두 사람이 골프로 관계를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주간 뉴요커는 최신호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가을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골프 라운딩을 제안했고, 9월24일 앤드루 공군기지 내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면서 '구원'을 말끔히 씻어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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