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society

'70억 인구시대' 맞는 지구촌, "6번째 대멸종기 맞나" 우려

인서비1 2011. 7. 20. 11:41

개도국 위주로 고속 증가, 식량·에너지 부족 경고음
"여권 신장 출산율 낮춰야"… 유엔 행동플랜 나서기로

6,933,186,872명. 19일 유엔인구기금(UNFPA)에 보고된 전 세계 인구숫자다. 눈을 한번 깜빡일 때마다 2,3명씩 늘어난다. 10월 31일이면 지구촌 인구는 70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200년 전만 해도 전세계 인구는 10억명. 123년만에 두 배가 됐고, 1927년 20억명에서 세 배인 60억명이 되는 데는 71년밖에 안 걸렸다.

이렇게 가파른 인구증가는 지구의 미래에 심각한 그늘을 드리고 있다. 민간환경연구소인 월드워치연구소 로버트 잉글먼 이사는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그동안 지구상에 한 종이 이처럼 빠르게 지구를 뒤덮은 적은 없었다"며 "앞으로 에너지와 식량부족 등 큰 문제가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 6번째 대멸종

북적대는 사람으로 지구는 환경파괴와 에너지고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엔환경프로그램(UNEP)에 따르면 앞으로 14년 내 지구촌 인구의 3분의 2가 물부족을 겪게 된다. 지구의 허파인 원시림은 이미 절반이 사라졌다. 바다 생태계 역시 대규모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 과학자들은 5월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지구환경이 크게 변화해 인류세(人類世·Anthropocene)라고 이름붙일만한 6번째 대멸종기에 접어들었다고 우려했다.

전세계 경작지는 1961년 측정 이래 고작 13%가 늘었지만 세계 인구는 두 배나 늘었다. 그만큼 식량을 생산할 여력은 줄어들었다. 주에너지원인 석유는 40년, 천연가스는 70년 이후면 고갈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범은 개발도상국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11일(현지시간) 대다수의 인구증가는 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나며, 100명중 97명은 이미 생존권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국가들에서 태어난다고 보도했다. 2050년 인구 상위 10개국 전망에서도 미국을 제외하면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아시아 개도국이 대부분이었다. UNFPA은 극도의 가난, 식량부족, 불평등, 높은 사망률이 높은 출산율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해법은 여권신장과 불평등해소

해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여성들의 권리를 신장시키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잉글먼은 "여성에게 임신과 출산을 선택할 권리를 줄 때 출산율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태아 5명중 2명 이상은 여성이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태어나고 있고 이들이 인구증가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UNFPA는 11일 유엔이 정한 세계인구의 날을 맞아 '70억 행동'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여성과 젊은이들에게 교육과 가족계획, 더 나은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UNFPA 바바툰데 오소티메힌 박사는 "개발도상국 2억1,500만명의 여성들이 효과적인 가족계획방법을 모른다"며 "여성의 건강과 교육에 투자하면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잉글먼 이사는 "친환경기술 개발을 통한 에너지와 물 소비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