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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학원 안다니는 딸아이 성적 좋은 이유 `독서력`

인서비1 2009. 9. 23. 16:34

 

학원 안 다니고도 공부 잘 하는 비결은 '독서'

 

시험때만 되면 두렵다.

미리 선수를 치는 통에 두렵다.

"아빠 이번 시험 올100 맞으면 뭐 사줄거야?"

 

그렇다. 시험때만 되면 두렵다.

진짜로 올100을 맞으면 어쩌나 해서 두렵다...팔불출이라 욕해도 어쩔 수 없다.

보습학원 모르고 사는 딸아이 시험성적 평균이 늘 올100 언저리다.   

 

이유를 생각해 봤다.

큰 아이 6살, 작은 아이 4살 때부터 였던 것 같다.

매주 토요일은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 가는 날이었다.

한 두 번 하고 만 게 아니다.

매주 토요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무려 3년 동안 그렇게 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무슨 큰 뜻이 있어 그랬던 건 아니었다.

그럴만한 현실적 필요가 있었다.

당시 여기저기에 서평과 북칼럼을 연재하고 있던 터여서 늘 책을 읽어야만 했다.

돈벌이가 시원찮아서 아이들 데리고 돈쓰며 돌아다닐 형편도 아니었다. 

아이들 역시 아빠랑 도서관 가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그래서 매주 도서관에 가곤 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였지만 우리 아이들만 늘 아빠와 함께였다. 

아내는 주말에도 근무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때 안 사실이다.

엄마와 함께 하는 아이들은 편안해 하지만

아빠와 함께 하는 아이들은 자신감을 갖게 된다는 것을...

 

그렇게 3년쯤 다니고 나니 아이들의 독서력이 꽤 높아졌다.

웬만한 동화나 위인전을 두루 읽었고, 심지어는 전문지식이 담긴 책도 척척 소화해냈다.

 

아빠 직업이 책을 읽는 사람이고, 집에 책이 많은 것도 아이들에겐 보탬이 됐다.

거실에서 TV를 치우고 전면을 책으로 채운 것도 실은 아이들을 위한 배려였다.

 

  

독서의 위력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나타났다.

큰 아이는 1학년 때부터 교내 백일장을 휩쓸다시피 했다.

2학년 땐 5, 6학년을 물리치고 대상도 곧잘 받아왔다.

무작정 상장에 환호하는 건 아니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둘 다 같은 건 아니었다.

둘째 아인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곳에 올린 여러 글에서 알려왔듯 둘째는 알아주는 개그맨(우먼?)이다.

어찌 그리 웃기는지 그 감각이 에사롭지 않다.

역시 아빠 언니와 함께 도서관, 음악회 등에 따라다닌 게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자심감이 있고, 눈치 보지 않으며, 맘껏 끼를 발산하고 있는 거다. 

 

그렇다고 우리 애들이 뛰어난 천재이거나 영재라는 건 아니다.

그런 생각은 한번도 해본 바 없다.

그저 평범한 초등학생들일 뿐이다.

다만 비교적 책을 많이 접하면서 살았고, 몸에 밴 자신감으로 매사에 당당하게 임한다는 거다. 그거면 됐다.

 

큰 아인 벌써 5학년이다.

또래 친구들 대부분이 교습학원엘 다닌다.

특히 맞벌이 부모 밑의 아이들일수록 학원 다니는 빈도가 높다.

그래도 우리 아이 성적은 늘 최상위권이다.

특히 국어와 사회, 과학 과목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풍부한 독서의 힘인 셈이다.

 

 

큰애는 가끔 말한다.

자긴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돼도 절대로 공부하는 학원엔 다니지 않겠노라고.

그 고집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그런 생각을 하는 딸이 기특할 뿐이다.

 

다른 아이들이 방과후 교습학원에 매달리는 사이,

우리 아이들은 노느라 정신이 없다.(피아노와 영어는 배운다.)

베드민턴, 줄넘기, 공기놀이, 술레잡기... 뭐든 꽂히기만 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다.

그래서 여전히 아이들답고, 생기발랄하다.

 

블로그에 아이들 얘길 자주 올리는 이유가 그것이다.

물론 약간의 팔불출끼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출처 : 인간과 그밖의 것들
글쓴이 : 아그리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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