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society

남편 유언따라 기부

인서비1 2009. 1. 4. 12:22

“남편 유언따라” 82세 할머니,12억원대 땅 경기도에 쾌척
“죽기 전에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라”는 남편의 유언에 따라 80대 할머니가 12억원 상당의 토지를 경기도에 내놓았다.

 4일 경기도에 따르면 엄모(82.여)씨가 지난달 18일 경기도에 자신 명의의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남한산성 도립공원 내 토지 6필지 6천770㎡(시가 12억원 상당)를 기부하겠다고 알려왔다.

 엄씨는 “1992년 먼저 간 남편이 기업활동으로 모은 재산은 일정 규모를 넘으면 개인 재산이 아니니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유언을 남겼다”며 “미약하지만 도립공원의 발전과 도의 재정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씨가 기부한 토지는 남한산성 도립공원 부지 안에 자리잡고 있는 밭 5필지와 도로 1필지로 공원 조성을 위해 공원 내 사유지 매입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도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엄씨의 남편 고(故) 김모(사망 당시 71세)씨는 한국전쟁 당시 월남,화학제품 생산업체 등을 창업해 큰 재산을 모았다.

 

 엄씨는 남편이 사망한 뒤 역시 유언에 따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토기전문 박물관을 운영하다 2004년 청동기시대~조선시대 토기 등 문화재 1천512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해 국민훈장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기부 서명식은 기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 엄씨의 요구에 따라 비공개로 이뤄졌다.

 도 관계자는 “공원 3천645㏊ 중 사유지가 전체의 76%에 이르러 관리가 어려운 것은 물론 소유자의 재산권 행사에도 제약이 많아 도가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기부받은 토지는 도립공원 보존과 발전에 유용하게 쓰겠다”고 말했다.

 도는 엄씨가 남한산성 도립공원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지난달 30일 감사패를 전달했다.

 수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