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노동가요

서른 즈음에 (명인)

인서비1 2019. 4. 17. 18:47

Re : 서른즈음에 - 명인
(命人 글, 김성민 곡)

 

설레임보다는 이별이 익숙해진
어느새 서른 즈음에.
이룬 건 하나 없고 잃은 건 많은 나이
빌어먹을 서른 즈음에.

 

슬픔을 팔아야 장사가 되는 나이
거지같은 서른 즈음에.
더 이상 무엇에도 전부를 걸지 않을
빌어먹을 서른 즈음에.

 

지금도 그대는 희망을 노래하는가.
또 하루를 애타게 살아가는가.


때로는 지나간 추억에 기대서라도
때로는 못다 이룬 꿈에 기대서라도

하루를 견딘 만큼 나를 대견해하는
빌어먹을 서른 즈음에.

 

가야할 그 길을 끝까지 걸으려는
눈물겨운 서른 즈음에.

 

 

이 노래에 푹 빠져 지내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서른 즈음이고, 그 때도 서른 즈음이었다.

서른을 넘기기 전과 넘긴 뒤라는 게 다를 뿐.....

 

정말 유명한 곡,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보다 이 노래가 훨씬 더 좋았다.

'이룬 건 하나 없고, 잃은 건 많은 나이....'  내 서른 즈음이랑 비슷한 것 같았다..

'더 이상 무엇에도 전부를 걸지 않는 나이..' 또한 내 서른 즈음이랑 비슷한 것 같았다...

 

20대 후반에 숱하게 불렀던 이 노래가..

글쎄,,,,,<국악누리>란 국악 관련 잡지에서

우리들 기억 속 그 '예솔이'인 젊은 국악인 '이자람'씨 인터뷰를 보면서 떠올랐다....

딱 서른 즈음에 놓인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노래가 저절로 입에서 흘러나왔다.

 

“저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싶어서 소리를 하고 노래를 하는데,

판소리가 사람들과 더불어 살 수 있게 하는지 의심스러워요."  

 

“몸도 마음도 너무 아파서 나를 살리자는 생각으로 타루를 그만뒀어요.

대표이기에는 제가 많이 모자랐던 것 같아 힘들었거든요.

그만두고 나서는 제가 다시 비우고 채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어요.

그러다 아직 덜 마친 수궁가 공부를 쭉 되집어 보고 싶었어요.

또 앞으로 내가 무엇을 위해 왜 살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들과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해요.”

 

“판소리는 평생을 할 그런 것이고, 그런데 이 한 몸을 다 바쳐 판소리의 비밀을 알아내리라 그런 건 아니고요.

아마 지금의 제가 잃어버리지 말았으면 하는 것들을 위해 노력할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더는 무엇에도 전부를 걸지 않겠다고,,,결심하게 되는

가장 흔한 그 나이...서른 즈음...에 놓인 이자람씨..

허나 그는 '판소리'가 평생을 할 그런 것이라고,,,말할 수 있는,,정말 부러운 사람이다..

가야할 그 길을 끝까지 걸을 준비가 되어 있는...행복한 사람이다...

 

아마도 그는 벌써 앞으로 무엇을 위해,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답을 찾아버린 건 아닐지....

 

난...이제는 예전만큼 이 노래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난 잃은 건 많지만 이룬 것도 많고...

난 별다른 그 무엇이 아닌 '내 삶'에 전부를 걸고 있고

난 지금도 희망을 노래하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가고 있고.. 

지나간 추억에 기대서라도 못다 이룬 꿈을 꼭 이루겠노라고 꿈꾸고 있고..

가야할 그 길을 끝까지 걸으려는 내 발걸음은..

빌어먹을 것 같지도, 거지 같지도, 눈물겹지도 않기 때문이다...

 

다만,,,이 노래를 들으면서,,,,

빌어먹을, 거지같은, 눈물겨운...그런 서른 즈음을 만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어 주었기에...

수년 전 열심히 불렀던 이 노래를 기억하고 간직하려는 것이다..

빌어먹을, 거지같은, 눈물겨운...그런 서른 즈음은...

결국,,자기가 만드는 것이니까....

 

그런데..그런데....

마음이랑은 다르게...이 노래 왜 이렇게 슬프게 마음에 와닿는 거지?

참,,,들을수록,,,마음도 아파오고...시릿한게...

혹시...내 생각, 기대와는 다르게...

조금은 빌어먹을,,조금은 거지같은,,조금은 눈물겨운 내 서른 즈음이

조금은 남아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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