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화제] 미국 8세 소녀에게 친구 까마귀가 물어다준 선물
국민일보 손병호 기자 입력 2015.02.27 21:37 수정 2015.02.27 21:41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사는 8세 소녀인 게이비 만은 작고 귀여운 물건들을 많이 갖고 있다. 바다 모래에 마모된 부드러운 갈색 병 조각이나 귀걸이, 파란색 레고 조각, 노란 구슬, 문구용 클립, 각양각색의 단추들, 작은 백열전구, 반지, 나사 등등. 게이비는 "친구들한테 받은 선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그 친구들은 까마귀들이다.
게이비는 몇 년 전부터 자신이 뭘 먹을 때 졸졸 따라다니는 까마귀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빵조각을 조금씩 떼어주다가 2년 전부터는 매일 정기적으로 모이를 주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까마귀들이 모이를 다 먹은 뒤 모이통에 '선물'을 하나씩 놓고 가기 시작했다. 그 물건들이 지금들은 수십 가지에 이른다.
까마귀들은 게이비가 외출하면 전기줄에 줄지어서 지저귀는 등 늘 친구처럼 반긴다. 한번은 까마귀가 'Best(베스트)'라는 글씨가 새겨진 작은 조각을 놓고 갔는데, 게이비는 "까마귀들이 저한테 'Best friend(친구)'라는 말을 하고 싶어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까마귀들은 게이비 가족과도 친해졌다. 최근에 게이비 엄마인 리사가 동네에서 카메라 렌즈 보호뚜껑을 잃어버렸는데 까마귀들이 이를 물어다 집에 갖다주기도 했다. 리사는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까마귀들이 우리 가족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립대의 조류학자인 존 마줄루프는 "까마귀가 사람과 돈독한 관계를 맺는 경우가 전에도 여러 차례 보고된 적이 있다"면서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새"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컷 까마귀가 암컷에게 작은 물건을 물어다주며 구애하곤 하는데, 사람한테도 구애의 정에 버금가는 깊은 정이 들었을 때 '선물'을 갖다주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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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비는 몇 년 전부터 자신이 뭘 먹을 때 졸졸 따라다니는 까마귀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빵조각을 조금씩 떼어주다가 2년 전부터는 매일 정기적으로 모이를 주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까마귀들이 모이를 다 먹은 뒤 모이통에 '선물'을 하나씩 놓고 가기 시작했다. 그 물건들이 지금들은 수십 가지에 이른다.
↑ 까마귀들이 물어다 준 선물들.
↑ 8세의 게이비 만.
까마귀들은 게이비 가족과도 친해졌다. 최근에 게이비 엄마인 리사가 동네에서 카메라 렌즈 보호뚜껑을 잃어버렸는데 까마귀들이 이를 물어다 집에 갖다주기도 했다. 리사는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까마귀들이 우리 가족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립대의 조류학자인 존 마줄루프는 "까마귀가 사람과 돈독한 관계를 맺는 경우가 전에도 여러 차례 보고된 적이 있다"면서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새"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컷 까마귀가 암컷에게 작은 물건을 물어다주며 구애하곤 하는데, 사람한테도 구애의 정에 버금가는 깊은 정이 들었을 때 '선물'을 갖다주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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