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임시글

사랑 그 무모함에 관하여 황경신

인서비1 2010. 8. 7. 17:04


   

길이 보이지 않았던 것은 캄캄한 어둠 때문이었나.

길이 끝났다고 생각한 것은 희미한 새벽 안개 때문이었나.

내 절망의 이유는 언제나 너였고

절망에서 나를 구한 것은 너의 단단하고 따뜻한 손이었다.

천천히 어둠이 걷히고

모퉁이 저편에 서서 손을 흔드는 네가 보인다.

어서 가라는 뜻인가, 어서 오라는 뜻인가.

그때 나를 찾아온 눈부신 빛이

온전히 투명한 사랑이라 생각했지.

내 사랑은 욕망도 집착도 없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통과시키리라 믿었지.

빛으로 인해 세상은 그림자지고

마음은 어지러운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그것으로 내가 슬퍼졌지.

눈부신 빛이 캄캄한 어둠을 만들었지.

이제 마음의 그림자 위에 묘비를 세우고 기도한다.

사랑, 그 무모한 이름만으로

갈 수 없는 수많은 길들을 위하여.

잎은 지고 새는 떠나고

차가운 서리 내려 얼어붙은 숲 속에서 너는 말했지,

겨울은 길고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바람으로 털실을 짜서

너의 빈 가지 덮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만 했지,

내가 너의 봄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마음 윙윙 소리내며

빈 가지 사이를 맴돌기만 하지..


황경신 / 사랑, 그 무모함에 관하여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

때때로 가슴을 다 비워 낸 것처럼

한없이 헛헛하고 참으로 쓸쓸한 일이지


사람이 사람의 마음 한 쪽 얻어내는 일

그 또한 외롭고 참으로 쓸쓸한 일이지


어느 순간엔가는 모든 게

한 순간에 부질없어지고 말아도

그래도 사람은 사람을 찾고

사람은 사람의 사랑에 목숨 걸고

사람은 사람의 마음에 스스로 갇히고

사람은 사람의 가슴에다 꽃씨를 심고

사람은 사람에 기대 살 수밖에 없어

더욱 가엾고 쓸쓸한 일이지


사람 / 송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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