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좋은글 아름다운 마을 / 박금숙 인서비1 2010. 1. 5. 15:16 노을이 아름다운 마을 박금숙 청정한 남해 바다를 한 입 베어 물고 멸치 떼처럼 오밀조밀 낮게 엎드린 마을이 노을 속 그물망에 걸려있다 고래를 삼켰거나 말랑말랑한 오징어를 씹고 있었을 지붕들 일제히 황금 비늘을 파닥인다 여인의 알몸 같은 갈매기 살빛에도 발그레한 물이 오르고 갯바위는 금방 산란이라도 할 것처럼 달아오른 낯빛이다 어선들 한 척 두 척 입항이 시작되고 절정에 다다른 핏빛 광선, 마을에서 잘 나간다는 횟집을 쓰윽 썰어낸다 검게 그을린 어부의 얼굴에 둥근 웃음이 번진다 싱싱한 노을 속에 매 놓은 간이 선착장 고깃배들 내일의 줄이 팽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