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의 노래
전병조
한껏 세상을 살아갈 수만 있다면
신의 의지에 거역치 않고
맘껏 세상을 껴안고 살아갈 수만 있다면
저기 그늘진 처마밑 제비가 지저귀는 것과
길모퉁이 아이들이 웅성거리는 것 쯤은
개의치 않고 자동차가 달려왔다
일상처럼 흙탕물을 퉁기고 가는
이 어둡고 비좁은 한 세상
그래도 웃으며 한 평생 넘길 수 있다면
날마다 움트는 새벽
그 새싹들을 멍들지 않게 하시고
마른 나무 꺽여져도 그 뿌리만 실할 수 있다면
사월이여
해마다 잔털갈이 바람 앓는 짐승처럼
아파도 아파도 웃으며 
바다로 바다로 굽이칠 수만 있다면.